[인터뷰]정기현 사천상의 회장
[인터뷰]정기현 사천상의 회장
  • 문병기
  • 승인 2019.07.17 1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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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수도 사천 발목 잡나”

대한항공 사천~김포 노선 감축 계획
사천지역 사회단체 반대 투쟁 뜨거워
정기현 사천상공회의소 회장의 말투는 격앙돼 있었다. 대한항공이 적자를 이유로 사천~김포노선을 감축한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지역사회단체들과 함께 반대투쟁에 앞장서고 있다. 과연 정 회장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대한항공이 사천~김포노선을 오는 10월부터 대폭 줄인다고 했다. 사천상의를 비롯한 사회단체들의 반발이 심한데.

▲사천과 삼천포가 통합이 될 때 그 누구도 사천시가 대한민국과 세계가 주목하는 도시로 발전할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20년 만에 항공 산업의 메카, 항공수도로 불리면서 대한민국과 세계가 주목하는 도시가 됐다.

KAI에서 비행기를 만들어 수출을 하고, 항공국가산단과 항공MRO사업자로 지정될 때 우리는 얼마나 기뻐했는가? 낙후지역이라는 오명을 벗고 사천의 장밋빛 미래가 시작되려 하는데 대한항공의 일방적인 노선감편 발표로 항공산업과 지역발전에 브레이크가 걸렸다고 생각하니 시민들은 분노와 함께 허탈감과 상실감에 빠져있다.

-대한항공이 2015년에도 적자를 핑계로 노선폐쇄를 거론한 적이 있다. 기업은 이윤추구가 목적인데 계속 적자를 보면서 운항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나도 기업인이며, 기업의 목적이 이윤추구에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항공교통은 공공재적 성격을 가지고 있기에 지역민들의 교통편익, 항공산업과의 연관성 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또한 대한항공이 이야기하는 적자산출의 기준인 탑승률에도 문제가 있다. 사천~김포노선의 항공수요를 예측해서 적절한 규모의 항공기가 투입되어야 하는데 2014년부터 탑승객은 증가하고 있지만 적자폭은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대한항공의 항공노선 운행의 실패라고 본다. 대한항공이 사천~김포노선에 적절한 좌석의 항공기를 투입했다면 탑승률과 그들이 이야기 하는 적자금액에는 미치지 않았을 것이다.


-노선감축을 반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세계 항공산업을 양분하고 있는 보잉과 에어버스는 미국의 시애틀과 프랑스의 툴루즈에 본사를 두고 있다. 시애틀에는 터코마 국제공항, 툴루즈에는 블라냐크 국제공항이 있기에 미래가치를 내다보면 KAI 본사가 있는 사천공항은 국제공항으로 승격되어야 할 시기이다. 하지만 하루 두 번 오가던 여객기가 한번으로 줄어들면 아침에 출발해 일을 보고 저녁에 돌아오는 일일 업무생활권의 붕괴로 비용과 시간만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공항 이용객은 점점 줄어들 것이며 머지않아 대한항공이 한개 있는 노선도 운항을 중단한다면 사천공항은 폐쇄 될 수도 있다. 항공수도 사천에 공항이 없다면 그 누가 항공기 수리를 맡기겠는가. 항공MRO가 단지만 조성된다고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다. 모든 기반이 갖춰졌을 때만 가능하다. 이번 감편 계획은 나비효과가 되어 사천지역의 항공산업 몰락과 지역발전 쇠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일방적 주장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 무조건적 반대보단 대안제시가 우선인데 방안은.

▲그간 사천공항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경남도와 서부권 10개 시군이 노력해 왔다. 2013년부터 3년간 국제선(전세기)을 유치해 중국관광객 2951명이 사천공항을 이용했고 경남도와 사천은 사천공항의 적자노선인 김포노선의 손실보전금을 2016년부터 지원해 오고 있다. 향후 진주시를 비롯한 7개 시군이 ‘사천공항 활성화 재정지원 조례’를 통해 손실보전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경남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서부경남 관광산업 활성화와 연계해서 수도권 관광객 유치, 혁신도시 시즌2에 따른 공공기관 추가, 통영·거제지역 조선산업과 해양플랜트 국가산단 조성 등 공항이용객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공항이용객을 위한 지원책 등이 논의 될 것이다.


-이 문제를 어떤 형태로 해결해 나갈 것인가.

▲지난 7월 8일 사천시청에서 사천상의와 사천사회단체협의회, 사천발전연구원이 기자회견을 가지면서 많은 시민들이 알게 되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후 경남 서남부권 4개 상공회의소(사천,진주,통영,거제)가 공동으로 건의서를 작성하여 청와대, 국토부, 경상남도, 대한항공, 서남부권의 국회의원에게 전달했다. 앞으로 사천지역 사회단체와 함께 결의대회를 통해 뜻을 모으고, 서명을 받아 대한항공 항의 방문 등의 활동을 해나갈 것이며, 도내 상공회의소 모임인 경남상공회의소협의회와도 연계해 공동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문병기기자 bkm@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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