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농업의 미래, 청년이 일군다[3] 민천홍씨
경남 농업의 미래, 청년이 일군다[3] 민천홍씨
  • 김영훈 기자
  • 승인 2019.07.21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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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요리사에서 사과 농장 주인으로
영주권 포기…고향 거창 귀농 '사과농사'
우리 사과 제품 개발 위해 연구에 몰두

 

거창에서 사과 농사를 짓는 민천홍(35)씨는 불과 3년 전만 해도 뉴질랜드에서 요리사로 지냈다.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그는 2008년 어학연수를 결심하고 뉴질랜드로 향했다.

민씨는 당시 뉴질랜드의 컴퓨터 전공 분야는 우리나라보다 취업이 쉽고 연봉도 높아 정착을 마음 먹었다.

뉴질랜드 정착을 위해서는 영주권이 필요했다. 가장 빠른 방법은 요리사로 취직하는 것이었다.

평소 요리에 관심을 가졌던 그는 1년간 요리학교를 다닌 후 일식당에 근무하게 됐다.

이후 주방장을 맡으면서 영주권을 취득해 현지 생활에 적응해 나갔다.

그러던 중 2016년 3월 귀농을 선택하게 된다. 그의 귀농은 갑작스럽게 이뤄진 것은 아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부모님을 도와 사과 농사를 지었다. 뉴질랜드에 거주할 때도 해마다 추석즈음 고향을 찾아 부모님을 도왔다.

특히 그는 어릴적부터 언젠가 가업을 이어 받아야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또 요리사로 지내면서 뉴질랜드 과일, 식재료가 아닌 우리나라 식재료를 가지고 요리를 연구하고 싶은 마음이 더해져 귀농을 결심하게 됐다.

민씨는 “뉴질랜드 과일을 먹어보면 우리 과일과는 맛에서 많은 차이가 난다”며 “사과의 경우는 더욱 심하다. 요리사로 계속 일하다 보니 우리나라 식재료로 만든 요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때마침 부모님께서도 이제 들어오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하셨고 언제가는 귀농을 하겠다는 생각처럼 당시 여러 가지 상황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뉴질랜드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고향 거창으로 돌아오게 됐다”고 말했다.

귀농 이후 민씨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다.

사과 농사는 아버지의 노하우를 전수받으며 어느 정도 배워가고 있지만 귀농을 하면서 목표한 것을 이루기 위해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농사 같은 경우 물론 기본적으로 배워야 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농사에 그치면 요즘 사과 가격도 낮고 해서 쉽지 않다”며 “요리를 했기 때문에 이 사과를 요리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연구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를 위해 가공식품제조·판매 등 다양한 교육을 배우고 있고 청년창업농으로도 선정돼 그 교육도 받아야 한다”며 “현재 소득도 많이 없는 상황에서 이리저리 교육도 받으려고 하니까 사실 조금 힘이 들 때도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로 귀농 4년차인 민씨는 요리사였던 자신의 경력을 살려 새로운 사과 제품을 만들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민씨는 “사과를 단순히 생산하고 판매하는데 그치지 않고 가공품으로 만들어 새로운 소득원을 창출할 계획이다”며 “현재 가공식품으로 사과칩, 분말 등 많은 식품들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이것을 더욱 활용할 필요가 있어 연구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 없는 제품을 현재 연구 개발 중이다”라며 “8월 중 농장 내에 설비를 만들어 직접 테스트하고 실험을 이어갈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또 “이런 연구개발과 함께 앞으로는 ‘워킹 홀리데이’를 통해 동남아 등 국가에서 우리 농장(거창)을 찾을 수 있는 시스템도 추진 중이다”며 “앞으로 농사는 재배해서 판매하는데 그치기만 하면 어렵다. 다양한 연구를 통해 영역을 확대해 나가야 된다”고 말했다.

김영훈기자 hoo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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