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사회 뿌리 깊은 ‘보신주의’
공직사회 뿌리 깊은 ‘보신주의’
  • 경남일보
  • 승인 2019.07.22 16: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업은 수익을 추구한다. 제품을 팔아 이익을 남겨야 한다. 기업에서 성과를 내면 성과금을 받는다. 기업주가 일감을 받아오면 사원들이 환호한다. 공직사회의 혁신이 어렵다는 말도 한다. 공무원의 성과급이나 포상이나 국내외 연수의 기회를 결정하는 일도 성과나 실적, 혁신보다는 ‘균형’에 무게가 실린다.

▶공직이든 기업이든 강력한 카리스마로 ‘나를 따르라!’하는 시대는 끝났다. 후배와 부하를 힘들게 하는 간부가 기관장의 칭찬을 들어서는 안 될 일이다. 반대로 기관장 질책의 날카로운 모서리를 부드럽게 연마하고 나서 관련 부서에 전파하는 간부가 돼야 한다.

▶역대 정부의 대통령 임기가 중반으로 접어들면 공직사회의 복지부동이 문제가 됐다. 3년차에 들어선 현 정부도 예외가 아닐 수 있다. 하급자가 정책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네가 책임질 것이냐”고 상급자가 묻고, 하급자가 상급자의 업무 지시를 녹음하는 일이 관행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향후 문제가 되면 하급자에게 책임을 미룰까봐서다.

▶적폐 청산의 대상과 기간이 한정 없이 늘어나면서 지시에 순응할 수밖에 없었던 공무원까지 희생양이 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전 정권에서 잘 나갔다는 이유만으로 부역자 취급을 받는 공무원도 있다. 만약에 어떤 행정이건 장래 처벌받을 것부터 대비하는 분위기라면 공직사회의 뿌리 깊은 ‘보신주의’를 깨지기 어려울 것이다.
 
이수기·논설고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