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집중은 결국 국가 소멸을 초래한다
수도권 집중은 결국 국가 소멸을 초래한다
  • 경남일보
  • 승인 2019.07.2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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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효 객원논설위원
정영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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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일본 열도를 충격에 빠뜨리는 ‘보고서’가 나왔다. 현재의 인구 감소 추세대로라면 30년 후에는 일본의 절반, 896개 지방자치단체가 소멸하고, 향후에는 일본이 멸망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 마스다 히료야의 ‘마스다 보고서’다. 보고서에서 마스다는 “도쿄(수도권)가 지방 인구를 빨아들이면서도 재생산은 못하는 인구의 블랙홀이며, 지방에서 유입되는 인구도 감소해 결국 도쿄도 축소되고, 일본은 파멸한다”고 예언했다. 인구의 수도권 집중이 결국 국가 멸망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는 무서운 경고다. 이 경고는 일본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이 2018년에 일본 지자체를 점검한 결과, ‘소멸 가능성 도시’ 10곳 중 8곳에서 기존 예측보다 빠르게 인구가 줄고 있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마스다의 경고 처럼 ‘지방 소멸을 거쳐 국가 소멸’이 현실화될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서울·경기·인천)으로 사람 뿐만아니라 돈, 산업, 인프라 등 모든 재원이 집중되고 있다. 집중도가 일본 보다 더 심하다. 그래서 지방 소멸, 나아가 대한민국 소멸을 우려하는 미래학자들의 예언이 잇따르고 있다. 데이비드 콜먼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300년 뒤에는 지구에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없어진다고 예측했다. 대한민국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첫 번째 국가가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마강래 중앙대 교수 역시 ‘지방 도시 살생부’에서 2040년에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30%가 소멸 위험 지역이 된다고 진단했다. 2040년에 전국 지자체 중 30%는 1995년 대비 인구가 절반으로 떨어져 사실상 기능 상실 상태에 빠질 것이며, 그중 지방 중소도시가 절대 다수(96%)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도시의 기능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인구가 줄어들어 중앙 정부의 지원 없이는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없는 도시로 전락한다는 것이다. 이런 지방 중소도시들은 정부 예산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국가 존립 마저 위태롭게 하고, 결국 국가 소멸로 이어지게 할 것이라는 게 마 교수의 경고다.

우리나라는 수도권 집중화와 지방의 황폐화가 일본 보다 더 심하다.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콜먼 교수가 예언 대로 대한민국은 ‘세상에서 사라지는 첫 번째 국가’가 될 것이 확실하다. 지금 지방은 경제적으로 보면 일자리는 없고, 생산과 소비는 갈수록 감소하고, 지역경제는 침체의 늪에서 허덕거리고 있다. 사회적으로는 생활 인프라와 교육 및 양육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고, 지역 활력은 찾을 길이 없다. 주거 및 생활 여건도 나빠질대로 나빠져 슬럼화 된 상태며,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된 안전사각지대로 전락돼 있다. 고령화는 더 빨라지고, 출산 없는 인구 자연감소에 수도권으로의 젊은층 유출은 갈수록 더 가속화된다. 지방은 늙은도시가 돼 있다.

지방소멸에 이은 국가 소멸은 이제 우려나 기우가 아니다. 우리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이다. 수도권과 지방 사이에 사람, 돈, 산업, 인프라 등 모든 재원의 격차가 크면 클수록 지방소멸에 이은 국가소멸은 더 빨라질 수 밖에 없다. 지방소멸, 국가소멸을 막으려면 지방을 서울에 버금가는 도시로 만드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다. 그러기 위해선 2차 공공기관 이전, 산업기능 이전 등 수도권 재원의 지방 분산과 함께 지방살리기 위한 국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그래야 지방 소멸을 막고, 국가도 존립할 수 있다. 지방에서 좋은 주거환경에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풍족하면서 여유롭게 살 수 있으면 서울로 갈 필요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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