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농업으로 부농을 일구자
치유농업으로 부농을 일구자
  • 경남일보
  • 승인 2019.07.23 16: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양수(전 경상남도농업기술원장)
강양수
강양수

지난해 우리나라 농가 소득은 4207만 원으로 소득 4000만 원 대로 진입한 원년이 되었다. 이는 농가 호수가 감소한 탓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농업 소득과 농외소득이 성장한 이유 때문이다. 특히, 쌀값 상승과 AI와 구제역 등의 피해가 대폭 감소하고 채소 가격의 안정과 팜스테이와 도농 교류 체험 활동 등이 확대됨으로써 농가 소득이 증가했다. 그러나 농가 평균 소득은 도시근로자 소득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실정으로 청년들이 농촌으로 돌아와 영농을 실천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또한, 우리 도의 농가 인구는 27만5000 명으로 농가당 경지면적이 1.18ha로 전국 평균 1.56ha보다 적고, 축산업도 전국 대비 한우 10%, 젖소·닭 6%, 돼지 11%, 정도로 농업소득을 증대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국민연금 가입 확대, 쌀 목표 가격 인상, 지역별 특화 작목 육성, 농업인 월급제 등의 정책과 함께 농업농촌의 깨끗한 환경과 자연을 이용한 치유농업으로 농가소득을 획기적으로 향상 시킬 수 있도록 산학관연이 협력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발 빠른 실천이 시급한 실정이다. 치유농업이란 농업농촌 자원이나 이와 관련된 활동을 이용하여 국민의 신체, 정서, 심리, 인지와 같은 건강을 도모하는 활동과 산업을 말하는 것으로 2000년대에 들어 유럽에서 시작하여 유럽 전역에는 3000여 개 이상의 치유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필자가 공직에 재임 시 네덜란드의 치유 농장을 견학한 적이 있는데 규모가 크지 않은 농장이지만 노인, 장애인, 청소년 등이 가까운 대도시에서 아침 일찍 버스로 치유 농장에 도착하여 맞춤형 프로그램에 따라 채소 가꾸기, 가축 돌보기, 농축산물 수확 체험, 음식 만들기, 농장 걷기 등 하루 종일 즐겁게 생활하고 유기농으로 재배한 농축산물로 점심 식사를 제공받고, 건물 한 편에는 농장에서 생산한 농축산물로 만든 가공식품과 신선한 채소를 판매하는 공간을 마련하여 주말에는 많은 도시 소비자들이 체험과 함께 구매하는 광경을 보았다. 민간에서 시작된 이런 치유 농장이 농가 소득과 국민 건강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한 네덜란드 정부는 2001년부터 농가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1998년 75개소에서 2011년 1100여 개 이상으로 확산되었다고 한다. 네덜란드 바헤닝언(Wageningen)의 ‘헷 파라다이스’치유 농장은 연 매출이 17억 원에 달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한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들어 힐링 트렌드는 휴식과 건강, 정신적 안정 등에 목마른 사회 분위기가 맞물려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로 성인 가운데 기분장애, 불만 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감정노동자가 740만 명, 등록 장애인 수가 259만 명에 이른다. EU, 미국처럼 환자, 장애인, 노약자 등의 복지 측면에서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할 수 있는 주체를 집중 육성하는 한편,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정신 질환자들의 사건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약물치료와 함께 치유 농업을 병행함으로써 농촌의 활력과 국민 복지가 크게 향상될 것이다. 이제 농업농촌은 안전한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뿐만 아니라 전원생활 공간과 환경보전, 전통문화 계승, 힐링 치유 장소로 거듭나고 있다. 우리도 농업기술원에서 오래전부터 추진하고 있는 도내 123개소의 농촌체험농장은 단순 체험 중심에서 체류형 체험 치유 농장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규모가 너무 작기 때문에 강원도 홍천의 열목어 마을처럼 마을 단위 치유 농장으로 지방자치단체에서 확대 육성하여 농가 소득이 증대되는 부자 농촌 마을이 되었으면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