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군가의 스승이다
우리는 누군가의 스승이다
  • 경남일보
  • 승인 2019.07.24 15: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성현(경남과기대신문사 편집국장)
문성현편집국장
문성현편집국장

삼인행 필유아사(三人行 必有我師). 세 사람이 같이 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는 뜻으로 공자의 ‘논어’에 나오는 말이자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고사성어이다.

초등학생 시절 한자를 공부했던 나는 많은 사자성어 및 고사성어를 보면서 내게 가장 뜻깊은 의미를 가진 문장이다. 한자를 배울 당시에는 단순히 의미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고 있는 글자 그대로만 받아들였고, 그렇게 의미를 잊어버린 채 성장해왔다. 그러나 지금 내가 자라온 과거를 돌아보면 누군가에게 정말 많은 교훈을 얻었고,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흔히 말해 누군가를 ‘나에게 가르침을 주는 스승’으로 모시지 않더라도 가까운 친구들 혹은 형, 누나, 동생에게서 작은 행동 하나와 가볍게 던지는 말들이 나에겐 경험으로 축적이 되었다. 그리고 그런 경험들이 또 다른 사람들을 만날 때 나를 더욱 보여줄 수 있는 행동과 말의 밑거름이 된다.

우리는 누군가를 만나며 얘기하는 동안에도 서로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다. 그것의 결과가 좋은 행동이든, 나쁜 행동이든 배워간다. 자신과 친한 친구들끼리 모였을 때도 ‘끼리끼리 만난다’ 혹은 ‘친구니까 닮는다’ 라는 말을 하지만 그런 말 속에도 배울 점은 얼마든지 많이 있다. 친구끼리의 가벼운 농담 중 기분이 나쁜 말을 들었을 때 ‘과연 나의 행동과 말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저렇게 행동했을까?’ 라는 깨우침과 친구들 사이에서 내가 생각지도 못한 작지만 세심한 배려를 배운다는 것이다. 또한 나보다 나이가 어린 동생들을 만나더라도 내가 살아왔던 경험과 그가 살아왔던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마냥 어리다고 무시하거나 내려다보는 행동을 하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만 상대방 문화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글자 그대로의 해석인 삼인행(三人行)이 아닌 일대일의 상황에서도 배울 점은 많이 있다. 누군가를 가르치려 들지 않더라도 상대방은 나의 행동과 언행에 대해 느낄 것이고 나도 배우려는 자세를 갖추지 않더라도 상대방의 행동과 언행에 대해 보고 듣고 느낀다. 이것이 공자가 말했던 필유아사(必有我師)의 진정한 의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누군가의 스승이자, 누군가의 제자로써 살아가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