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뷰] 창원 실버카페 아리반월점 구천회 바리스타
[人터뷰] 창원 실버카페 아리반월점 구천회 바리스타
  • 이은수
  • 승인 2019.07.25 17:1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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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향 가득한 생애 첫 직장
“실버 바리스타로 일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는데, 만들어준 커피까지 맛있다고 하니 행복과 보람을 느낍니다.”

지난 5월 오픈한 아리반월점(실버카페)에서 실버 바리스타로 활동하고 있는 구천회(67·창원시 마산합포구 대내동) 할머니는 생애 첫 직장생활이 흡족하다고 했다.

마산시니어클럽에서 운영하는 이 곳은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등 커피뿐만 아니라 커피콩빵 같은 디저트로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메뉴를 갖추고 있다.

평소 커피를 무척 좋아한 구천회 할머니는 결혼 후부터 중년에 이르기까지 남편 뒷바라지와 자녀 양육에만 전념하며 전업주부로 지내오다가 우연한 기회에 바리스타의 길을 걷게 됐다.

구 할머니는 “실버 바리스타를 모집한다는 얘기를 듣고 지원해 마산시니어클럽에서 이론과 실습교육을 받고 시험을 쳐서 창원시 실버바리스타로 선발됐다”며 “평소 바리스타가 너무나 보기가 좋고 신기해서 동경했었는데, 이 나이에 좋아하는 일을 하는 그 자체가 즐겁고, 손님들이 ‘커피가 맛있다’고 격려해 주실 때 자긍심을 느낀다”고 들려줬다.

2명 1팀의 5개 조가 돌아가면서 요일별로 종일 근무를 하는데, 구 할머니는 월요일 출근한다. 카운터 계산부터 과일쥬스를 챙기고 아메리카노를 뽑다보면 시간이 금방 지나간다. 특히 시행착오도 많지만 의욕만큼은 젊은이들 못지않다. 구 할머니는 “마끼아또와 프라푸치노, 모카 등 생소한 커피 이름처럼 일이 낯설기도 했지만 점차 익숙해져 간다”면서 “날마다 커피 음미를 하며, 어떻게 하면 고소하고 맛있을까를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라떼는 거품이 맛을 좌우해 신경이 많이 쓰이고, 카푸치노에 하트를 예쁘게 그려 넣은 것도 해보고 싶다”며 도전 정신을 드러냈다.

가족들의 반응에 대해서는 “바리스타 옷을 입은 모습을 보고 잘 어울린다며 다들 좋아했다. 이달 초에는 첫 월급을 타서 손주들에게 맛있는 간식을 사줬다. 든든한 버팀목이 가족”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그러면서 “오전 9시에 문을 열어 오후 4시까지 손님을 받는데, 아직은 홍보가 덜 돼 주위에 많이 알렸으면 한다”는 얘기도 빼놓지 않았다.

창원시는 올해 총 5개 실버카페 개소를 추진한다. 현재 마산지역 11개소 등 총 23개소 카페에 253명의 실버 바리스타가 근무하고 있다.

아리반월점을 추천한 박주야 노인장애인과장은 “실버바리스타분들이 밝고 활기찬 모습으로 일하시며 커피를 내려주셔서 마시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고령사회 진입과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은퇴 후 인생설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창원지역에는 구 할머니처럼 커피향 가득한 인생 2막을 꿈꾸는 실버 바리스타들이 많다”며 “앞으로 어르신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어르신 일자리를 적극 발굴해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생활을 보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

 
지난 5월 오픈한 아리반월점(실버카페)에서 실버 바리스타로 활동하고 있는 구천회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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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나 2019-10-15 16:30:53
구여사님 너무 멋지시고 할머니 안같으세요~! 기자님 너무 하심~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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