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보존에 관하여
자연보존에 관하여
  • 경남일보
  • 승인 2019.07.28 15: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정순(수필가)
임정순
임정순

 

진주에서 남해고속도를 타고 진교IC를 지나 남해 방향으로 가다보면 ‘○○○’란 표지판이 보이는데, 그 길을 따라 올라 산기슭 중간쯤에 작은 컨테이너가 하나 있다. 지인이 몇 해 전 도시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편하게 쉴 수 있도록 안식처를 만들어 놓은 것으로 그 덕에 나도 가끔 그곳을 찾기도 한다. 산에서 계곡을 타고 흘러내려오는 깨끗한 물과 물소리, 주변의 나무들이 뿜어내는 산뜻한 향기와 새들의 지저귐, 깃털처럼 가볍게 불어오는 바람이 이곳을 장식하는 풍경이다. 주말 한나절 이곳을 찾아 물가에 가만히 앉아 소리를 듣고 향기를 맡으면 세상 시름을 모두 잊게 된다. 요즘 흔히들 말하는 힐링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TV에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자연 프로그램을 자주 본다. 산에 살면서 물고기를 키워 잡거나 채소를 재배해서 자급자족하면서 살아가는 모습이 방영된다. 일부에서는 자연에서 물고기를 잡고 자연이 주는 임산물을 캐서 생활을 하는 모습도 보인다.

이곳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저마다의 사연이 있어 산에 들어가 정착하기까지는 여러 고충이 있었겠지만, 이 프로를 보는 사람들 마음 한 구석에는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 라는 로망을 꿈꾸기도 한다.

하지만 여러 프로그램에서 자연의 임산물을 채취하는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 물론 자막에는 ‘주인의 허락을 받아 채취하는 것’이라고 알림글을 띄운다. 그런데 저렇게 많은 임산물을 캐기만 하면 얼마 가지 않아 산에 있는 모든 임산물이 멸종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주인의 허락을 받았다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만의 걱정일까. 이런 여파일까. 주변에서 일반인도 산에 올라가 송이, 더덕, 산삼 등 임산물을 채취했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해도 임산물을 채취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오면서 이를 모르는 사람들도 너도 나도 산을 찾아 임산물을 채취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요즘에는 유튜버에서도 임산물 채취와 물고기를 잡는 장면들이 많이 나오면서 그야말로 무분별하게 자연이 훼손되고 있다. 따라서 프로그램에서도 가능하면 이런 장면을 많이 내보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가 찾는 그곳은 다행히 임산물 등 자연이 전혀 훼손되지 않고 자연 그대로 보존돼 있어 좋다. 이런 곳이 오래 남아있도록 유투버와 프로그램 제작자들이 신중을 기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