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잠재력 추락, 대책이 시급하다
성장잠재력 추락, 대책이 시급하다
  • 경남일보
  • 승인 2019.07.2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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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석(객원논설위원·경상대학교 교수)
김진석교수
김진석교수

지금 한국경제의 심각성은 경기침체도 문제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성장잠재력의 추락에 있다. 각종 정책의 거듭된 부정적 효과를 만회하고자 단기 업적에 전전긍긍하다 보니 성장잠재력 하락에 따른 위기의식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정부 뿐만 아니라 각 경제 주체들 간의 시각 차이는 위기의식을 희석시겨 성장잠재력 회복을 어렵게 하는 또 다른 위험과 불확실성이 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2000년대 초반 5% 내외였다가 2010년대 들어 3% 초중반으로 하락했다. 2019~2020년 중에는 2.8~2.9% 정도로 추정된다. 2020년대에는 1% 안팎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더 행복하게 잘 살아 보겠다는 욕구로 너나없이 열심히 일해 온 국민들 덕분에 높은 성장률을 자랑하던 나라가 이제는 저성장 침체 국가로 분류될 가능성이 커졌다.

돌이켜 보면, 외환위기, 코스닥시장 붕괴, 카드대란 때에도 실제성장률은 시간이 지나면서 경기 자동조절 기능에 따라 자연스럽게 회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잠재성장률은 일단 추세가 무너지기 시작하면 다시 돌이키기가 거의 어렵다. 경기변동에 따른 경기침체가 감기나 몸살이라면, 경제체질이 근본적으로 약해지는 성장잠재력 하락은 고치기 어려운 고질병과 같다.

세계 경제는 부가가치 창출의 원천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중심으로 급속하게 변화하는 전환기의 분수령을 지나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분해공학(reverse engineering)에서 큰 성과를 거두며 아날로그 생산시대의 여러 부문에서 비교우위를 유지해 왔다. 이제는 다르다. 한계가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아날로그 생산성이 각 나라들 간에 엇비슷해지는 데다 상품의 경박단소 경향으로 교역량이 줄어들어 해운업이 타격을 받고, 조선업도 주력 상품을 화물선에서 유람선으로 바꿔야 될지 모른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경쟁에서 우리나라는 어디쯤 가고 있는 것일까. 변화의 속도가 빨라 우리의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느끼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경제가 저물어가는 아날로그 성장에 도취되어 부가가치 창출의 원천이 뿌리 채 이동하고 있는데도 시대의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러는 사이에 성장잠재력은 서서히 약화되고 있다.

성장잠재력을 배양하려면 무엇보다 인적자원을 확충하고 동기양립(incentive compatibility) 체제를 구축해 열심히 일하면 개인도 잘 살고 사회발전에도 기여하게 된다는 국민들의 믿음과 정책의 신뢰성부터 회복해야 한다. 창의적인 교육훈련을 통해 생산 인력을 양성하고 노동시장 유연성을 확보해 기업가 정신과 근로의욕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모든 분야에서 질서 있는 경쟁을 유도하고, 가계와 기업이 적극적인 생산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대내외 불확실성을 최소화하여 성장잠재력의 원천인 사회적 수용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예측 가능한 환경 조성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시 말하면, 시장경제체제에서 정부의 역할은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가계와 기업이 근로의욕과 기업가 정신을 쏟도록 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있다. 과거 경험으로 볼 때 ‘정부로부터의 불확실성’은 대부분 단기 업적주의에 매몰돼 눈앞의 가시적 성과를 위한 미봉책을 남발하는 부작용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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