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노쇼’에 들끓는 축구 팬심
‘호날두 노쇼’에 들끓는 축구 팬심
  • 연합뉴스
  • 승인 2019.07.2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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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선전 ‘45분 출장’ 계약 무시
“한국팬 무시” 손배 집단소송
‘안티 호날두’ 분위기 팽배
하나원큐 팀K리그와 유벤투스(이탈리아)의 친선전에서 벌어진 ‘호날두 노쇼’ 파문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호날두 직관(직접 관람)’을 기대했던 팬들은 ‘호날두 노쇼’에 손해배상 집단소송에 나섰다.

26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팀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전을 보기 위해 6만여명의 관중이 모였다. 오전부터 발령된 ‘호우주의보’에도 서울은 물론 지방에서도 최대 40만원에 달하는 입장권을 구매한 팬들은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의 경기 모습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출발부터 좋지 않았다. 유벤투스가 기상악화 등의 이유로 애초 도착 시각보다 2시간이나 늦게 인천공항에 도착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예정됐던 호텔 사인회도 늦게 시작된 데다 호날두의 참석이 예고됐음에도 선수의 ‘컨디션 유지’를 이유로 참석하지 않아 팬들의 원성을 샀다. 늦은 호텔 도착으로 경기장 출발 시간도 늦어졌고, 유벤투스는 비 오는 금요일 저녁 교통체증에 막혀 킥오프 시간(오후 8시)을 넘긴 오후 8시 4분에야 경기장에 도착하는 황당한 일이 이어졌다.

결국 킥오프 시간은 1시간이 늦어졌다. 킥오프 1시간 30분 전에 도착해야 한다는 축구 규정이 깡그리 무시됐다. 하지만 팬들은 차분히 유벤투스를 기다렸고, 기대감 속에 경기 시작을 바라봤지만 기대했던 호날두는 교체명단에 포함돼 아쉬움을 남겼다. 후반전에는 호날두가 교체로 나올 것으로 생각했던 팬들의 기대감은 시간이 흐를수록 원망으로 바뀌었다. 후반전 막판이 돼도 호날두가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자 관중은 “호날두!”를 연호하며 교체출전을 요구했지만 유벤투스 벤치는 묵묵부답이었다. 경기 종료 시간이 다가오면서 팬들은 호날두의 라이벌인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의 이름을 연호하며 호날두의 결장에 대한 분노를 표현했다. 호날두는 끝내 그라운드에 나타나지 않았고, 믹스트존도 인터뷰 없이 지나치는 결례를 범하면서 팬들을 화나게 했다. 더구나 호날두는 귀국하자마자 러닝머신 위에서 뛰는 모습을 올려 한국 팬들의 심기를 거드렸다. 마우리치오 사리 유벤투스 감독은 “호날두가 뛸 예정이었지만 근육 상태가 좋지 않아 안 뛰도록 결정했다”라고 설명했지만, 호날두를 보려고 몰려든 한국 팬들을 무시했다는 이야기를 듣기에 충분했다.

팬들의 원성은 이번 친선전을 주최한 공연기획사인 더페스타와 경기를 허가한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 쏟아졌다.

더페스타 측은 “ 유벤투스와 체결한 계약서에는 호날두가 최소 45분 이상 출전하는 것이 정확히 명시돼 있다”라며 “유벤투스로부터 출전 선수 명단을 전달받은 시점까지도 호날두가 출전하지 못한다는 어떤 통보도 받지 못했다. 후반전에 호날두의 출전이 불투명해진 이후 수차례 구단 관계자들에게 출전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호날두 노쇼’에 그동안 ‘우리형’이라는 친근한 별명이 붙었던 호날두의 별명은 순식간에 인터넷 공간에서 ‘날강두’로 바뀌었다. 경기가 끝난 뒤 ‘라이언킹’ 이동국(전북)도 호날두의 결장을 꼬집으면서 “호날두보다 (리오넬) 메시가 세계 최고라는 생각이 갑자기 드네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화가 난 팬들은 법적 행동에 나섰다. 친선전 티켓을 구매한 팬들은 법률사무소 명안을 통해 친선경기를 주최한 더페스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내달 7일까지 1차 원고 모집에 나섰고, 29일까지 1900여명이 집단소송에 동참했다. 이번 집단소송에 대해 한 변호사는 “호날두가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사기죄로 소송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채무불이행도 더페스타의 귀책 사유가 명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호날두가 반드시 나오는 것처럼 마케팅했던 만큼 ‘기망’(허위의 사실을 말하거나 진실을 은폐함으로써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하는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여기에 과장 광고에 해당하는 ‘표시광고법’ 위반 소지도 있다. 티켓 금액 전부를 되돌려 받지는 못하더라도 일부 금액을 돌려받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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