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협치
모두를 위한 협치
  • 경남일보
  • 승인 2019.07.30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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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민지(경남연구원 자치분권연구팀장)
경일포럼하민지
경일포럼하민지

최근 행정 영역에서는 협치가 소위 말하는 대세다. 중앙정부의 각 부처들을 비롯하여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들에 관한 많은 뉴스들이 이를 말해준다. 특히 지자체별 민관협치 활성화 계획 수립, 민관협치위원회 출범, 민관협치 인식 확산 토론회 개최, 더 나아가 민관협치를 통한 주민자치회 운영, 지역사회혁신계획 수립, 사회협약 체결까지 다양하다면 다양하고, 유사하다면 유사한 방식으로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협치는 신자유주의의 영향으로 행정 영역에서 효율성을 강조하고 시민을 고객으로 간주하는 신공공관리론이 이제는 복잡한 사회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 한계에 부딪히면서 민주성, 형평성 등의 다양한 가치들이 반영되도록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 통치에 참여하고 협력하는 거버넌스를 의미한다. 사실 지금과 같은 맥락에서의 움직임과 노력이 전혀 이루어져 오지 않은 것은 아니다. 시민사회가 성장하고 시민들의 행정 참여에 대한 관심과 의지가 커지면서, 다양한 거버넌스 기구와 제도들이 만들어지고 시도되었으며, 소기의 성과 또한 있었다. 그렇지만 시민들의 형식적이고 동원적인 참여라는 불만과 비판 또한 제기되어온 것도 사실이다. 협치는 행정 운영 기반의 변화에 관한 일이기에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붐처럼 번지는 현상으로 시민들이 실질적인 변화를 체감하기 어려워 크게 달라지는 것 없다는 비판이 반복되거나 그로 인해 행정과 시민들의 피로감, 실망감, 무감각, 거부감까지 불러일으킬까 우려되고 두렵다.

우리가 협치를 하는 혹은 해야 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협치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다양하고 복잡한 사회 문제들을 함께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사회 내 다양한 주체들이 의사결정과 자원공유 등을 통해 그 실행과 책임을 함께 하는 것이다. 또한 시민사회와 시민들의 요구에 대응하고, 정책의 수용성과 정당성을 높이기 위함이라는 이유 또한 있다. 그런데 좋은 일이라는 이유로 대안을 마련하고도 막상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루어질지 걱정하기도 한다. 시민들의 실질적인 참여 없이는 본래 의도한 효과를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이루어져 온 시민참여와 협치제도에 대해 주로 제기된 비판은 무엇일까? 참여자의 대표성과 정보의 비대칭성이 꼽힌다. 주로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시공간에서 참여하기란 어렵기 때문에 참여자의 대표성이 문제가 된다. 그리고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들에 관한 정보에 대해 다양한 주체들이 모두 유사한 수준으로 공유하고 있지 않아 의미 있고 책임성 있는 참여와 논의가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그리고 우리는 아직 서로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한다. 행정 정보를 제공함과 동시에 일반 시민들에 대해서도 알고자 노력해야 한다. 그렇기에 모든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협치의 시작이자 실패하기 않기 위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일이다.

협치는 행정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정치적 행위라고도 할 수 있기에 또 하나의 집행사업, 스페셜한 사업의 일환으로 규정되어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모두가 주인공인 협치를 위해 그동안 앞장 서서 노력해온 시민단체들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원하는 참여, 필요로 하는 참여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혁신, 자치, 사회적 가치, 민주주의, 협치 등 최근 추구하고 있는 가치와 정책기조들은 모두 맞닿아 있다. 우리 모두 그다지 익숙한 일은 아니며, 적극적인 시도는 처음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기에 기본부터 차근차근 해나가는 것이 가장 시급하고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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