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칼럼]행정은 가치를 창조해 나가는 과정이다
[경일칼럼]행정은 가치를 창조해 나가는 과정이다
  • 경남일보
  • 승인 2019.08.01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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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제 전 농림수산식품부 제2차관, 행정학박사
 
 

 


필자는 민선자치 시대의 지방행정 추진 패러다임 변화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부각되는 개념이 공감행정과 가치창조 행정의 추진이라고 주장한바 있다. 이번에는 가치창조 행정 추진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하자.


가치창조 행정은 그야말로 새로운 가치를 끊임없이 창조해 나가는 행정이라고 하겠다. 여기에서 말하는 행정의 가치는 국민들이 지금보다 더 잘 살게 해드리자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을 지방자치제 실시 전후와 비교하자면,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에 지역 주민들의 생활이 실시 이전보다 더 나아지도록, 행정이 적극적인 가치를 창조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지방자치제 실시와 가치창조 행정의 이념은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가? 종래의 지방행정은 법령에 규정된 사항이나 중앙정부 또는 상·하급 자치단체의 경우 하급 자치단체는 상급 자치단체가 정해 놓은 시책의 테두리 안에서, 이를 효과적으로 집행하는데 중점이 두어졌다고 하겠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서 종래의 이러한 소극적 지방행정 추진 패러다임은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렵게 되었다고 본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는 중앙행정과 달리 지방행정과 지방정치를 분리하는 것이 부자연스럽다. 지방행정이 바로 지방정치이면서 지방정치가 또한 지방행정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지방행정의 수장인 자치단체장 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일상적 행정수요를 생활현장에서 파악하면서 집행부를 견제하고 예산안을 승인하며 조례를 제정하는 지방의원들도, 같은 지역에서 주민들의 직접 선거로 선출되는 지방 정치인들이기 때문이다.

지방행정 현장에서 이러한 가치창조 행정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우선 가치창조 행정의 본령(本領)은 무엇인가, 그리고 지방자치 시대에 가치창조 행정이 필요한 당위성은 무엇인가에 대하여, 지역 주민들과 지방공무원, 사회단체, 그리고 지역 언론들의 강한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가치창조 행정의 당위성과 방법론에 등에 대하여 무장하고, 이를 실제 행정현장에서 접목시키고 있는 지방 공무원들을 독려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와 아울러 추진 결과에 대하여 주민들과 지역언론, 그리고 사회단체들이 끊임없는 피드백(feedback)을 통하여 검증해 나가는 후속작업이 긴요할 것이다.이와 아울러 가치창조 행정을 추진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서, 지방행정 기구 또는 조직을 경성(硬性)이 아닌 연성(軟性)으로 구성하여, 대응성 (responsiveness)을 높여나가는 작업을 병행해야 하겠다.

가치창조 행정의 실제 사례로서 버스전용 차로제에 대하여 언급하고자 한다. 필자가 오래 전 내무부 사무관 재직 시절에 업무상 프랑스 파리에 출장을 갔을 때, 파리 시내버스들이 도로 한 가운데를 달리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때 매우 신기하게 생각하면서도 서울에는 왜 도입하지 않는지에 대하여 무척 궁금해 하기도 하였다.

당시 서울의 극심한 교통체증 중에서도 특히 대중버스는 자가용 차량이 많이 증가한 지금보다 훨씬 운행이 어려웠다고 생각된다. 많은 이유가 있었겠지만 시내버스들이 도로의 바깥차선으로 달리다보니, 영업용 택시와 오토바이 등과 서로 엉키면서 혼잡을 배가시킨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도입 후 지금의 성공적인 결과를 보라!

지방단위 가치창조 행정의 사례는 찾아가는 한글교육, 행복버스와 100원 택시 운행, 시군의 농기구 수리센타 운영 등 다양하다. 작은 아이디어가 주민들에게 베푸는 혜택은 크다. 우리의 관념을 바꾸면 새로운 세상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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