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나 땅밀림 등 산지재해 사전에 대비해야
산사태나 땅밀림 등 산지재해 사전에 대비해야
  • 경남일보
  • 승인 2019.08.0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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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국립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시인)
박재현 교수


며칠 전 경남도 서부청사에서는 ‘제2회 경상남도 산림비전포럼’이 열려 산사태에 대한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산사태는 과거 2011년에 최고 정점을 찍고 이후에는 급속히 줄어들고 있는데, 이러한 결과는 국가나 지자체 및 도에서 산사태 재해 예방 및 복구에 만전을 기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집중호우에 의한 산사태는 줄었지만 각종 인위적인 산지 훼손 및 개발로 인해 발생하는 땅밀림은 증가하고 있다. 특히 태풍이 지나가고 나면 이러한 산지재해는 모습을 드러낸다. 올해도 다르지 않게 태풍은 앞으로 더 우리나라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고 보면 산사태 및 땅밀림 재해는 더 증가할 소지가 있다. 이로 인해 경상남도에서는 산사태 등 관련 예산 약 270억원을 들여 각종 사방사업 등 재해대책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더욱이 태풍과 집중호우가 가깝게 이어지는 경남지역에서 산사태 발생확률은 다른 지역에 비해 높다고 할 수 있다. 지금은 잊힌 듯 보이지만 과거 ‘루사’와 ‘매미’, ‘에위니아’ 등 태풍과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로 경남지역은 재산과 인명손실이 그 어느 지역보다 컸었다. 이런 현상은 이번 여름철에도 다르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든다. 물론 몇 해 동안 그런 재해가 적기는 했지만, 지속적인 기후변화 등으로 집중호우는 예상이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상이변에 따른 태풍과 집중호우 등에 대한 대비는 미리 하는 것이 최선이며, 산사태 등으로 인한 피해는 인명 및 재산 등에 막대한 피해를 발생시키므로 여름철 비로 인한 재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러한 산지재해는 그 피해 규모가 어느 재해보다 크고 복구에도 엄청난 재원과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산지재해 가운데 가장 빈번한 산사태 재해에 따른 위험신호 판별법을 기억하는 것도 중요하고, 무엇보다 산지훼손 및 산지와 연접한 지역의 개발 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왜냐하면 각종 건물을 짓기 위해 산지비탈면을 깎을 때 이러한 산지가 산사태나 땅밀림에 취약한지를 사전에 점검하고 판별할 필요가 있다. 무작정 개발 허가를 받고 절취했다가는 개별 산지의 지질, 모암, 토양 특성 등에 따라 재해위험이 큰 지역이 있기 때문이고, 개발에 따른 산지재해가 발생 되는 지역이 대부분 이러한 부분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산지는 경사가 급하고 풍화암, 마사토 지대가 많아 집중호우시 산사태가 발생하기 쉬운 지형적 여건을 가지고 있다. 산사태의 주요인으로는 암석의 종류, 토양상태, 지형, 수종 등을 들 수 있다. 모암의 종류는 화강암, 편마암 지역에서 많이 발생하고, 특히 암석의 표면이 갈라지거나 한쪽으로 금이 많이 생긴 암석지가 더 위험하다. 토양상태는 이질층일 경우에 많이 발생한다. 암석 위에 모래질이나 부식토로 형성된 토양, 절개면에 서로 다른 토양층이 나타나는 이질층이 있으면 산사태 위험성이 높다. 특히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산사태는 급경사지보다는 중간 정도의 경사를 지닌 산지에서 더 많이 발생하므로 주의를 필요로 한다. 급경사지에서는 산사태 요인이 되는 토양이 부족하기 때문이며, 오목한 지형의 사면 길이가 긴 산림이 주의를 필요로 하는 지형이다. 특히 땅밀림은 산사태지역과 다른 퇴적암 지역에 점토성분이 많은 지역에서 발생하는데, 경남지역이 땅밀림에 취약하다. 이러한 땅밀림은 비교적 표고가 낮은 완구릉지, 산지경사가 높지 않은 지역에서 발생하고, 너덜이 분포하는 지역의 하단부를 절취 했을 때 주로 발생한다. 산사태가 집중호우 등 강우량이나 강우강도에 영향이 크다면 땅밀림은 지하수가 주된 원인이므로 평소 산지 절취 후 계곡이 형성되지 않은 지역임에도 지하수가 나오는 지역은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왜냐하면 땅밀림은 산사태보다 100배나 더 큰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산지 개발을 위한 산지비탈면의 절취가 필요한 경우에는 허가사항에도 산지의 특성 및 재해위험에 대한 조사사항을 반영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개발 후 산사태나 땅밀림 재해가 발생하면 그때는 이미 늦기 때문이다. 그 때는 소 잃고 외양간 고쳐봐야 소용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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