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바롭스크 한국교육원에서 열린 제28차 국제 학술대회
하바롭스크 한국교육원에서 열린 제28차 국제 학술대회
  • 경남일보
  • 승인 2019.08.0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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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숙향(시인, 초등학교 교감 )
진주교육대학교 교육대학원 한국어교육전공 교육실습 및 제28차 국제 학술대회가 이달 초 러시아 하바롭스크 한국교육원에서 열렸다. 교육실습 연수회에서는 하바롭스크 한국교육원 현지교사 12명 외에 인근의 한국어교사들이 합류하게 되어서 총 19명이 교육실습의 대상자가 되었다. 두류한국어교육학회 국제학술대회는 1부에선 하바롭스크 한국교육원 이병만 원장으로부터 ‘하바롭스크 시 고려인 후손의 삶과 한국어교육 방안’에 대한 특강과 한국어를 쉽게 가르치는 방법을 보여주는 수업실습이 있었으며, 2부는 대학원 2학년 4명의 논문발표 및 토론시간으로 이어졌다.

하바롭스크 한국교육원은 1997년 우리 교육부에서 설립한 기관으로 재외동포와 러시아인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한국역사, 한국문화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지원하고 있는 곳이다. 하바롭스크 유일한 대한민국정부기관이란 특성 때문에 매우 제한적이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주 하바롭스크대한민국 영사관으로써의 역할도 겸한다고 한다. 일본, 중국, 북한까지도 영사관이 있는데 고려인이라 불리우는 재외동포들이 1만명 가까이 거주하고 있는 곳인데도 우리 영사관이 없다고 하니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을 우리 동포들의 현실이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경남에서 교직생활을 하다가 2018년에 파견 간 하바롭스크 한국교육원 이병만원장은 한국교육원에 최근 한-러 교류가 늘어나고 한국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기존의 대상인 고려인 재외동포 수강생뿐만 아니라 러시아 현지인 수강생도 많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을 설명하고 강제이주 역사의 후손인 고려인들도 모국을 기리며 모국어를 배우기 위해 뿌리를 담그고 있어서 더욱 한국교육원 운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가슴 뭉클한 얘기들을 전해왔다.

일제 때 만주로 간 사람들은 조선족이고 연해주로 간 사람들은 고려인인데 고려인은 스탈린이 시베리아 일대에서 전개되는 한인들의 항일 독립운동이 일제를 자극, 이를 빌미로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을 우려하며 강제 이주시킨 우리 동포들이다. 한국교육원을 찾아서 블라디보스톡에서 하바롭스크를 향해 시베리아횡단열차에 탑승하여 밤새 달릴 때 개, 돼지처럼 기차에 실려 끌려가며 눈보라치는 시베리아 땅에 2만 명 시체를 묻고 가야했던, 일제로부터 나라를 빼앗기고 유리걸식했던 동포들의 비참했던 과거가 다가와서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다.

한국어교육 수업 연수회에 참석하기 위해 3시간 비행을 해서 찾아 온 러시아 극동지방 캄차가 반도에 위치한 캄차트카 엘리조보 문화학교의 홍춘옥선생님의 자세는 실습에 참여한 대학원생들이 열과 성을 다한 수업을 하게 했다.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우리가 잊고 있었던 우리 민족의 현대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사건인 17만 2000여 명이 죽어간 강제이주의 시베리아횡단열차 경로 중 일부를 체험하며 우리 동포인 고려인을 새삼 떠올려보게도 된 뜻깊은 교육실습 및 학술대회로 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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