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급 가드레일 교체사업 ‘하세월’
무등급 가드레일 교체사업 ‘하세월’
  • 백지영
  • 승인 2019.08.05 1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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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기능 못해 각종 사고 잇따라
교체 시작한 지 7년 지났지만
서부경남 국도 40%나 무등급
#1. 지난달 22일 강원도 삼척에서 내리막 급경사 지방도를 달리던 승합차가 무등급 가드레일 너머 경사지 아래로 굴러떨어져 4명이 사망하고 9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2. 지난해 10월 23일 충남 논산에서 천안논산고속도로를 달리던 버스가 앞서 달리던 1t 트럭을 추돌한 뒤 무등급 가드레일을 뚫고 5m 아래로 추락해 1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도로의 안전을 해치는 무등급 가드레일을 교체하는 사업이 수년째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나 교통사고 등 도민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5일 진주국토관리사무소 등에 따르면 경남 13개 시·군 내 국도변에 설치된 방호울타리(가드레일 등) 중 안전등급이 확보되지 않은 것은 대략 40%에 이른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0년 인천대교에서 버스가 방호울타리를 뚫고 추락해 24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각종 사고가 잇따르자 지난 2012년 ‘도로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을 개정했다.

변경된 지침은 도로 가장자리에 실물 충돌 실험을 통해 안전등급을 확보한 방호울타리만 사용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전까지는 도로 중앙에 설치되는 분리대와 가장자리용 방호울타리를 구분하지 않고 안전 등급을 일괄적으로 적용해 왔지만 인천대교 사고 이후 각각 구분해 기준을 달리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다.

문제는 교체작업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와 각 도로 관리 주체가 과거에 설치됐던 무등급 방호울타리를 안전등급으로 교체·보강하는 작업에 착수했지만 지침 개정 후 7년 가까이 지났음에도 교체율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교체·보강대상에 오른 방호울타리는 8975km, 이 중 60%에 해당하는 5400km의 구간은 2020년에야 안전 등급으로 바뀔 계획이다. 남은 구간까지 모두 변경하는 데는 향후 5년 이상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안전과 직결된 공사가 느리게 진행됨에 따라 도로 이용자들은 관련 지침이 개정되고도 13년가량을 무등급 방호울타리를 옆에 끼고 달려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관계부서는 예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기존에 설치된 방호울타리의 안전성을 강화하는 작업이 더딘 측면이 있다”라며 “예산을 이 사안에만 한꺼번에 투입할 수는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예산 비율을 합리적으로 조정해서 교체·보강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예산을 확보해 공사에 돌입해도 관련 내용을 모르는 일반인들에게 질책성 민원을 받기도 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과거에 설치한 방호울타리도 튼튼해 보이다 보니 예산 낭비성 교체가 아니냐는 오해를 사기도 한다.

진주국토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도로 이용자 안전을 위해서 교체·보강 공사에 돌입한 만큼 공사 과정에서 교통통제 등 불편이 따르더라도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사진 좌 : 아래 사진과 합쳐서 좌우로 나눠 한장의 이미지로 넣어주세요.
도로의 안전을 해치는 무등급 가드레일을 교체하는 사업이 시작된지 7년이나 됐지만 진행 속도가 더디다. 사진은 진주시 명석면 국도 3호선 가장자리에 설치된 구식 무등급 방호울타리(좌측)와 가드레일 종류를 변경해 최근 교체된 개방형 방호울타리(우측)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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