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여기 어때 (4) 함양군 서상면 부전계곡
올 여름 여기 어때 (4) 함양군 서상면 부전계곡
  • 안병명
  • 승인 2019.08.06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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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서 못 간다는 함양지역 숨은 피서지 ‘엄지 척’
누구나 무료로 즐기는 물놀이·캠핑 천국
한번 와 본 사람은 누구나 다시 찾는 곳
 


본격적인 휴가철, 무더위를 피해 시원한 계곡과 바다로 떠나고 싶은 생각을 누구나 갖는다. 하지만, 막상 더위를 피해 찾는 유명 피서지는 꽉 막힌 도로와 넘쳐나는 인파로 짜증만 솟구치기 일쑤다. 많은 이들이 한적한 나만의 피서를 즐길 수 있는 장소를 찾는 이유다.

국립공원 1호 지리산과 10호 덕유산을 비롯해 해발 1000m 고산이 15개나 즐비한 함양군. 산이 높으면 골이 깊은 것은 당연지사로 높은 산에서 발원한 수많은 계곡이 즐비한 곳이 함양군이다.

이미 많이 알려진 우리나라 3대 계곡 중 하나인 칠선계곡, 그리고 지리산의 정기가 흐르는 백무동계곡, 덕유산 자락의 용추계곡 등 함양의 유명 계곡들은 피서철 최고의 관광지로 손꼽히며 인산인해를 이룬다.

함양의 무수한 계곡 중에서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숨은 피서지를 소개한다.



함양 부전계곡 무릉도원 속 피서

번잡한 피서지는 잊어라. 여기 함양 부전계곡을 한번이라도 들른 피서객이라면 그곳의 깨끗함과 조용함에 반해 또다시 찾아드는 최고의 피서지가 바로 함양 부전계곡이다.

부전계곡은 해발 1075m의 영취산(靈鷲山)의 청정옥수가 흐른다. 백두대간의 힘찬 기운이 지리산으로 흘러가기 전 잠시 숨을 고르는 곳. 신령 령(靈), 독수리 취(鷲)자의 한자 풀이 그대로 신령스런 아름다운 기운을 품은 영취산의 시리도록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르는 부전계곡은 함양 군민들에게는 보석 같은 피서지이며, 조용한 피서지를 찾는 이들에게는 꿈의 피서지이기도 하다.

함양군 서상면 옥산리 부전계곡은 통영~대전고속도로 서상IC에서 10분이면 닿는 가까운 곳에 있다. 부전계곡 초입에 조성된 넓은 공용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나면 곳 바로 계곡의 시원한 물소리만으로도 더위가 어느 정도 가시는 듯하다. 이곳 위로는 캠핑 등 무거운 장비를 실은 차량만 허가를 받고 올라갈 수 있다.

이곳 부전계곡의 매력은 피서지면 피할 수 없는 바가지 등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무료로 이용 가능한 대형 주차시설에서부터 무료 야영장, 여기에다 너무나도 깨끗한 무료 계곡물까지 모든 것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이는 부전계곡 일대 토지를 소유한 함양의 향우가 고향 함양을 찾는 피서객들이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고 돌아갈 수 있도록 모두 무료로 사용하도록 배려했다는 아름다운 이야기도 전해진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피서 천국

부전계곡의 물놀이장소는 크게 3개 구간으로 나뉜다. 계곡 초입의 약 200m 구간과 그 위의 소나무 군락지와 보, 그리고 상류 보 등이다. 물론 계곡 양옆으로 수목들이 우거져 계곡 대부분이 그늘이 지면서 곳곳에 자리 잡은 피서객들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계곡 입구부터 이어지는 작은 소(沼) 곁에는 가족 단위 피서객들이 곳곳에 자리 잡아 시원한 계곡에 몸을 담그면 더위를 잊는다.

주차장에서 약 200m 정도 올라가면 계곡 중간 부분 부전계곡의 메인 피서지가 나온다. 이곳은 어린 아이들의 천국과도 같은 곳이다. 깊은 곳도 약 70cm 정도밖에 되지 않아 어린 아이들은 물론 가족 모두가 마음 놓고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보를 쌓아 층계를 만들어 놓은 넓은 천연 물놀이장에서 물장구도 치고 가족들과 오붓한 피서를 즐길 수 있다. 계곡 옆 소나무 그늘 캠프장에는 의자에 앉아 독서를 즐기거나 준비해 온 음식을 나눠 먹는 가족들의 모습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곳 옆에 있는 화장실은 함양군의 심벌마크를 형상화한 상징성에다 부전계곡의 수려한 경치가 어우러져 자연 친화적 화장실로 2014년 경남도에서 선정한 베스트 화장실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다시 걸어서 5분 정도 산을 오르면 상류의 보로 만들어진 천연 풀장을 만난다. 조금은 깊어 어린이나 노약자는 들어가기 꺼려지지만 계곡 바닥이 보일 정도로 맑고 투명한 계곡이 여름 더위를 잊게 한다.



넓고 깊은 부전계곡

부전계곡은 예전 90년대까지만 해도 함양 군민들도 잘 모르는 피서지였을 정도로 아는 사람들 일부만이 공유하는 숨은 보석 같은 곳이었지만 최근에는 SNS 등을 통해 많이 알려지면서 조금은 많은 피서객이 찾아든다. 하지만, 여타 피서지와는 다르게 차량 정체도 없고, 사람과 부대끼는 번잡함 등은 찾아볼 수 없다.

아들 가족과 함께 3대가 피서를 왔다는 70대도 할아버지는 매년 바다와 계곡 등지로 피서하러 다녀 봤지만 이곳 부전계곡만 한 곳이 없다며 ’엄지 척‘. 그는 부전계곡의 매력은 때 묻지 않은 자연과 피서지면서도 번잡하지 않은 평온함이라고 전했다.

안전관리 등을 위해 일하시는 분의 말로는 예년보다 피서객들이 조금은 줄었단다. 평일 하루 300~400명, 주말 등 휴일에는 등산객을 포함해 3000여 명이 이곳 부전계곡을 찾는다. 등산객들은 제외하고 1000여 명 이상의 피서객들이 부전계곡에서 더위를 잊으려 찾아온다. 하지만, 넓고 깊은 부전계곡의 넉넉한 품은 이곳을 찾은 피서객들에게 뜨거운 햇살을 피할 수 있는 빼곡한 나무그늘과 무더위를 한순간에 잊게 하는 시리도록 차가운 계곡물을 아낌없이 내어 준다.



 
 


물놀이 후 꿀맛 같은 짧은 산행

물놀이에 지쳤다면 가벼운 산행도 즐길 수 있다. 해발 1075m 영취산 정상까지의 산행은 무리겠지만 시원함이 극치를 이루는 용소까지 약 1km 정도만 걸어도 이열치열 무더위를 잊는다. 용소는 약 20m의 가파른 자연암반을 타고 시원한 계곡물이 흘러 내려오면서 폭포수같이 떨어지며 매우 깊은 소를 형성한 곳이다. 수심이 너무 깊어 수영금지구역으로 지정된 곳이지만 시원한 계곡에서 물이 흐르는 소리만 들어도 몸과 마음이 깨끗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도시의 소음과 스트레스에 찌든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청정 휴양지로 소문이 자자한 함양군. 그중에서도 휴가철 푸른 숲에 온몸을 내맡기고 시리게 시원한 계곡물에 발 담그고 여유 있게 독서를 즐기고 싶다면 맑은 물과 비경이 있는 부전계곡이 최고일 듯하다.



 
부전마을 박희주 이장


지리산·덕유산이 품은 함양 계곡 투어

옥산리 부전마을 박희주(75) 이장은 함양은 해발 1000m 이상의 높은 산이 많아 이름난 계곡들이 즐비하다며 말을 이었다.

우선 부전계곡 인근의 화림동 계곡은 남덕유산에서 발원한 물이 육십령을 거쳐 서상·서하면으로 흘러내리면서 이룬 하천으로 장장 24㎞가 넘어 우리나라 정자 문화의 메카다. 화림동 계곡 내 정자와 누각을 엮어 조성한 선비문화탐방로 10.1㎞는 일품으로 꼽힌다.

또 안의면의 용추계곡은 화난 용이 몸부림치듯 힘차게 떨어지는 용추폭포의 장관을 지나 작은 길을 따라 계곡을 오르면 신비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그는 요사이 휴가철은 탐방객이 많아 피서지를 깨끗하게 이용하는 문화로 바뀌고 있지만 아직도 간혹 음식물쓰레기와 오물들이 버려지고 있어 아쉬움이 있다며 아름다운 계곡들은 서로 아끼고 보호해야 하며, 더구나 물놀이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안병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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