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말 엿보기(9) 찜통더위, 가마솥더위, 강더위, 된더위, 한더위
토박이말 엿보기(9) 찜통더위, 가마솥더위, 강더위, 된더위, 한더위
  • 경남일보
  • 승인 2019.08.0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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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람, 태풍이 우리나라로 오다가 사그라진 뒤에 바람이 불어서 좀 덜하긴 하지만 그래도 불볕더위가 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들가을(입추)도 지나고 간더위(처서)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여전히 더위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더위와 아랑곳한 토박이말을 몇 가지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앞서 무더위와 불볕더위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제 글을 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못 보신 분들을 생각해서 다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무더위는 ‘무+더위’의 짜임이고 앞의 ‘무’가 ‘물’을 뜻합니다. 그래서 이 말이 ‘물기를 머금어 찌는 듯 견디기 어려운 더위’를 가리키는 토박이말이라고 했습니다. 우리나라 여름철에는 숨씨(공기)에 물기를 많이 머금고 있어서 ‘무더위’라고 할 수 있지만 제대로 된 무더위는 장마철에 느낄 수 있다고 했습니다.

불볕더위는 ‘불+볕+더위’로 ‘햇볕이 불같이 뜨겁게 내리쬘 때의 더위’로 요즘과 같이 햇볕이 쨍쨍 나면서 더울 때 어울리는 말입니다. ‘폭염’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폭염’이라는 말을 갈음해 쓸 수 있는 말이라는 것도 알려드렸습니다. 먼저 알아본 무더위와 비슷한말에 ‘찜통더위’가 있습니다. 뜨거운김을 쐬는 것같이 무더운 여름철 더위를 가리키는 말이지요. 찜통에서 나오는 뜨거운 김을 쐬 본 사람은 바로 느낌이 올 것입니다. ‘무더위’보다는 좀 더 센 더위라고 해도 될 것입니다.

‘불볕더위’와 비슷한말에는 ‘가마솥더위’가 있습니다. 가마솥을 달굴 때의 아주 뜨거운 기운처럼 몹시 더운 날씨를 빗대어 이르는 말이지요. 이 말도 무쇠로 만든 가마솥을 달궈 보신 분들은 왜 이런 말이 만들어졌는지 바로 아실 것입니다.

‘오랫동안 비가 오지 않고 여러 날 이어지는 더위’는 ‘강더위’라고 합니다. 이 말도 알고 있으면 쓸 수 있는 말인데 이 말은 쓰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서 보거나 듣기 어려운 말입니다. 여러 날 동안 비가 오지 않는 것을 ‘가뭄’이라고 합니다. ‘여름철 가뭄으로 더 덥게 느껴지는 더위’를 ‘가뭄더위’라는 말도 있습니다.

‘된더위’와 ‘한더위’라는 말도 있습니다. 둘 다 ‘몹시 심한 더위’를 나타내는 말입니다. 그리고 ‘그해 여름에 처음으로 맞는 더위’는 ‘첫더위’라고 합니다. ‘첫더위’라는 말이 있으니 ‘끝더위’라는 말도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말모이 사전에는 올라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끝더위’라는 말을 쓰기도 하니 머지않아 올라갈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일더위’와 ‘늦더위’라는 말이 있습니다. ‘일더위’는 ‘첫여름부터 일찍 오는 더위’를 말하고 ‘늦더위’는 ‘여름이 다 가도록 가시지 않는 더위’로 늦게까지 이어지는 더위를 말합니다.

/이창수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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