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경제침략’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다
일본의 ‘경제침략’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다
  • 김순철
  • 승인 2019.08.0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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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규석(경남도의원)
장규석
지난해 10월 30일 대법원이 신일본제철에 대해서 일제강점 당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위자료를 배상하라는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일본은 기습적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 규제를 발표하면서 사실상 ‘경제침략’을 자행했다.

통상적으로 무역 보복은 상대국에 대한 무역적자, 패권경쟁, 영토분쟁 등의 이유로 무역 보복을 취한 바는 있으나, 상대국 사법부의 판단을 놓고 일본의 아베총리가 수출 규제라는 경제적 보복조치를 하는 것은 지극히 비상식적이고 비민주적인 사례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는 일본이 표방하는 자유주의 무역질서와는 정반대의 행동일 뿐만 아니라 그동안 자유무역의 가치 수호자를 자처하며 세계 무역에서 혜택을 누려온 일본의 위선과 가식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일본은 1965년 한일국교 정상화 이후 지금까지 우리나라와 무역에서 700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무역 흑자를 향유해왔다. 2001년~2018년까지 대일 무역적자만도 511조5993억원에 달한다.

미국과 중국 등 다른 나라로부터 벌어온 돈을 사실상 일본에 고스란히 갖다 바치는 무역역조에 시달려 온 셈이다. 일본이 그동안 이렇게 천문학적인 무역흑자를 누려왔으면서 우리나라에 대해서 무역보복을 한다는 것 자체가 경제적 논리에도 전혀 맞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이번 기회에 수출 규제에 포함된 기계장비, 소재부품, 화학제품 등 일본 의존도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일본으로부터 ‘경제적 의존도’를 벗어나는데 정부와 기업이 다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일본에서 수입하는 제품을 보면 우리나라가 ‘일본 경제종속’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드러난다. 지난해 주요 수입품은 반도체 제조용 장비(52억달러)에 이어 집적회로반도체(24억달러), 기초유분(19억달러), 기타 정밀화학 원료(19억달러), 개별소자반도체(12억달러), 자동차부품(10억달러), 실리콘웨이퍼(9억달러), 광학기기부품(9억달러) 등이다. 하나같이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와 석유화학, 자동차, 전자기기와 관련된 제품이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일본에서 수입하는 주요 제품을 국산화하거나 아니면 최소한 수입 다변화를 통해 일본의 ‘첨단제품 무기화’에 대응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우리의 미래는 밝다 할 것이다.

이 시점 우리는 중국과 일본을 통해 배울 필요가 있다.

중국은 지난 2000년대부터 거국적인 ‘기술굴기’를 내걸고 첨단기술 확보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 결과 2018년 12월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첨단 30개 기술 중 23개 분야에서 미국을 제치고 1위를 하는 기염을 토했다. 뿐만 아니라 AI(인공지능) 투자규모는 전 세계 투자규모의 70.1%를 차지할 정도로 인재양성과 기술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본은 지난 2010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로 중국이 일본에 희토류 수출 중단을 하였을 때, 일본은 아프리카에 정부 및 민간 투자를 확대하여 대체 공급원을 확보함으로써 위기를 거뜬히 벗어났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대일 의존도를 줄여나가기 위해서는 공급선 다변화와 첨단제품 국산화 추진에 국가적 총력을 기울이고 대대적인 정책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비철금속 신소재, 나트륨이온배터리, 수소발생촉매산업, 광촉매 분야 등 첨단 신소재 산업은 전국 각 광역 및 기초지자체와 산학연이 연계, 각각의 지역 특성에 맞는 분야를 선정하여 특수목적화된 연구법인을 만들어 특정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한다면 예산 낭비를 최소화하면서 국산화 완성도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같이 체계적, 전략적 접근으로 종속의 굴레를 무탈하게 벗어나는 지혜를 발휘해 한국 경제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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