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농업의 미래, 청년이 일군다[4] 이종석씨
경남 농업의 미래, 청년이 일군다[4] 이종석씨
  • 김영훈
  • 승인 2019.08.11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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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학 접고 귀농, 하동녹차 키우는 농업인
지리산·섬진강에 이끌려 귀농…녹차재배 이어 식품가공 도전
숙박업으로 농업 서비스 확대…먹거리로 도시-농촌 연결해야
하동 악양면에서 녹차를 재배하고 있는 이종석씨가 부모님과 함께 운영 중인 ‘금향다원’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하동 악양면에서 녹차를 재배하고 있는 이종석씨가 부모님과 함께 운영 중인 ‘금향다원’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하동에서 녹차를 재배하고 있는 이종석(31)씨는 3년 전에는 중국에서 중의학을 공부하던 의학도였다.


2008년 중국 어학연수를 통해 중국으로 건너간 이씨는 이듬해 운남중의대에 입학했다. 이후 5년간 대학생활을 마치고 졸업한 이씨는 중의학 (의사) 고시를 위해 공부를 이어갔다. 하지만 의사고시를 앞두고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다.

바로 귀농이다. 갑작스런 결정에 주변 동기나 지인들은 이씨를 말려도 봤지만 그의 결심은 확고했다.

이씨는 “주변에서는 많이 놀랐다. 또 갑작스럽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며 “하지만 부모님이 연로하셨고 집안의 장남으로 언젠가는 가업을 이어받아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간의 문제였다. 조금이나마 젊을 때 귀농을 할 것인가. 아님 나이를 좀 더 먹고 할 것인가”라며 “부모님께서 일궈낸 것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일찍 한국으로 가야 된다고 생각했고 2017년 하동행을 선택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씨는 지리산, 섬진강 등 하동의 아름다움을 잊을 수 없어 귀농을 결심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8년 부모님께서 먼저 하동으로 귀농을 하셨다. 이전에는 창원에서 살았는데 어머니 꿈이 귀농이라서 하동으로 오게 됐다”며 “부모님의 귀농과 함께 그해 중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났지만 방학 등 틈틈이 하동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도시생활에 지쳐있던 나에게 하동은 정말 힐링이었다”라며 “지리산의 아름다움은 말을 하지 않아도 알 것이며 머릿속이 복잡할 때 섬진강 모래사장을 걸으면 머리가 맑아진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의사 공부를 하면서 늘 이런 것들이 그리웠다”라며 “물질적 가치도 중요하겠지만 지속적인 가치를 찾기 위해 하동으로 돌아왔다”고 강조했다.

귀농 3년 차인 이씨는 현재 악양면에서 녹차를 키우며 ‘금향다원’(민박집)을 부모님과 함께 운영하고 있다.

또 녹차 판매에만 그치지 않고 가공을 통해 밀크티 등의 제품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요리곳간’이란 회사를 설립하고 부모님을 떠나 독립적으로 운영 중이다.

요리곳간은 지역에서 나는 다양한 농산물을 직접 가공해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있다.

이씨는 “아직은 상품이 많이 부족해서 어려움이 조금 있다”라며 “하동을 담은 상품 개발에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리산, 섬진강 등에서 나는 안전한 먹거리를 도시민들에게 전달해 지리산과 섬진강을 자연스럽게 느끼고 먹고 즐길 수 있게 만들어 갈 것”이라며 “이런 목표가 정착되면 소비자들이 하동을 찾게 될 것이고 그럼 농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씨의 목표는 농업을 통한 사회적 기업을 만드는 것이다. 이른바 사회적 농업이 그의 꿈이다.

이씨는 “농업에 사회적 가치(기업)의 프레임을 입혀야 한다. 사회적 가치와 농업이 연결돼 함께 진행해 나간다면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라며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단순 일자리 창출을 넘어 힐링, 치유가 될 수 있는 사회적 농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목표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재 정부에서는 다양한 농업정책을 펼치고 지원도 해 주고 있다. 하지만 아직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며 “대한민국에서 농업의 가치는 중요하다는 것을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조금 더 신경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아직 농사의 농자도 잘 모르는 초짜농부이다. 하지만 주변 농부(어르신)들을 보면 그분들의 마음이 보인다”라며 “힘들게 농사를 짓지만 농사에 대한 마음은 정말 대단하다. 그분들이 편안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부들이 땅만 보는 세상이 아닌 하늘도 볼 수 있는 그날이 오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영훈기자 hoon@gnnews.co.kr

 

하동 악양면에서 녹차를 재배하고 있는 이종석씨가 녹차 잎을 들어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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