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게도 친한 도시 진주를 위한 첫 발
여성에게도 친한 도시 진주를 위한 첫 발
  • 경남일보
  • 승인 2019.08.12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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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정(진주여성회 대표)
여성-박혜정
여성-박혜정

서울의 모든 여성 청소년에게 생리대를 지원하는 내용의 조례안이 지난 7월 31일에 발의되었다. 또한 3월에는 경기도 여주시에서 여성 청소년에게 생리대 구매 비용을 지원하는 조례가 통과되었다. 서울 강남구도 8월부터 초중고 34개교 등 81개 장소에 무료 생리대 보급기 157대를 설치했다. 정부는 올해부터 여성 청소년 중 저소득층에게만 구매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생리는 선택이 아니라 여성이라면 겪게 되는 일상이다. 생리를 안하는 남성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세상의 절반이 여성인 만큼 여성에게 생리는 숨길 수도 ,막을 수도, 못하게 할 수도 없는 일이다.

여성은 청소년기부터 월경을 시작해서, 완경이 되기까지 매달 5일~7일 정도 생리기간을 거치게 되니, 35년에서 40년간 생리를 하게되고 생리대는 1만개~1만5000개가 소요된다. 당연히 생리대는 여성에게 필수품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여성이라서 부담해야 하는 그 경제적 비용은 만만찮은 셈이다. 2016년 깔창생리대 사건 이후에 그나마 저소득층에게는 지원하고 있다고 하나 가난을 증명해야하는 어려움과 그로 인해 또 다른 사회적 낙인으로 인한 차별이 발생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우리는 학교 무상급식을 이루는 과정에서 이미 차별과 사회적 시선에 따른 여러가지 일들로 인해 논란을 경험한 바 있지 않은가?

진주에도 생리대 지원에 관한 작은 움직임 있다 생리대가 필요할 때 공립도서관과 청소년수련관에서 화장지로 둘둘만 생리대를 내밀기 시작했지만 건네는 직원도 받는 사춘기 여성청소년들에게도 부끄러움이 있었다. 남들 안하는 생리를 하는 것도 아니니 부끄러울 것도 없다지만 생리는 숨겨야 하는 것, 비밀스럽게 하는 것, 남들은 몰라야 하는 것으로 해왔던 우리가 아닌가?

지난달 25일 진주시의회 류재수의원의 시정발언과 모 정당 여성당원들은 진주시청 브리핑실에서 “모든 여성 무상 생리대 이용 확대와 공공시설 화장실 생리대 무상지급기 설치하라”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진주시는 언론을 통해 “조례 개정을 통한 지원 근거를 마련해 공공시설 4~5곳을 대상으로 시범 설치하여 운영하고 시민 만족도 및 성과에 따라 확대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진주도 여성들에게 인간적인 삶을 위한 생리대 지원사업의 첫 발을 디뎠다.

이 사업은 아직은 약자로 살아가는 여성 혹은 을들에게 작은 희망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성평등 사회로 가는 시작이 될 것이다. 다수의 약자가 늘 불편한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 문제가 문제로 인식할 수 있게 하는 사회, 어려움에 처한 당신에게 어떻게 도우는 것이 최상인지를 고민하는 사회, 당장 당신에게 무엇이 필요할까를 고민하고 필요한 것을 건네는 사회, 그 사회가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이며 복지국가가 아닐까?

‘혼자서 꿈꾸면 영원히 꿈이지만 함께 꿈꾸면 현실이 된다(오스트리아 화가. 훈데르트바서 1928-2000)’는 말이 있다. 시민 모두가 행복한 도시, 건강한 도시, 진주를 꿈꾼다. 지역정책과 발전과정에 남녀가 동등하게 참여하고 그 혜택이 모든 주민들에게 고루 돌아가면서,여성의 성장과 안전이 구현되도록 여성정책을 운영하는 여성친화도시 진주를 희망한다.여성친화도시로 가기 위해서 더 많은 논의가 시작되길 기대하면서, 그 첫 발걸음으로 공공시설 생리대 무상지급기 설치 지원에 대한 논의를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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