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장관 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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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일보
  • 승인 2019.08.1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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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재(객원논설위원·한국인권사회복지학회회장)
정승재<br>
정승재<br>

교수를 주축으로 학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연구단체인 ‘학회’에서 주관하는 학술대회의 주제발표자를 섭외하는 일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 여느 토론회와 달리, 새 논문을 기본으로 지금까지 공표된 이론과 별도의 창조적 논조를 처음 공개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사자는 해당 학계에 공적을 쌓아간다는 영예도 있지만 응낙에 많은 부담을 갖게 된다. 논조와 연관된 갖은 공방을 감수해야 한다. 때에 따라서 그 학설과 관련한 파장도 나타난다. 학자로 인정받는 자긍심도 생기지만 고독한, 연구여정의 매우 고달픈 프로세스라 할 만 하다. 주제발표자가 아닌, 토론자로 참여하여도 논문 한편 집필에 버금 갈 정도의 연구실적으로 인정하는 대학이 많다.

몇 해 전의 일이다. 당시에도 학회장으로 있던 한국인권사회복지학회는 국회 법사위원장과 공동으로 국회에서 정기 학술대회를 열었다. 지금도 매듭을 짓지 못하고 있는 ‘사형제’가 주제였다. 명망 있는 주제발표자를 찾고 있던 중, 일생 동안 마음속의 ‘절친’, 검찰출신 변호사를 통해 서울대 법대 한 교수를 알게 되었다. 그의 여러 논문을 살피고, 적임자로 정했다. 절친의 절친 이었기에 좋은 인상을 가졌다. 지금도 그렇지만 훤칠한 키에 용모까지 준수하여 참석한 여러 여교수들이 그와 사진찍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잔상이 있다. 그는 지금 법무부장관으로 지명되어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사형제폐지와 관련한 그동안의 논거가 포함됐다. 인간생명 존엄성을 근간으로 형벌로써 그것을 박탈할 수 없으며, 교정 및 교화로써 개전의 기회가 보장되고, 법원판결에 대한 오심(誤審)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며, 정적 혹은 그 세력을 처단하는 수단으로써의 정치적악용 가능성 등이다. 여기에 더하여, 독창적 이론을 설파했다. 여적죄(與敵罪), ‘적국과 합세하여 대한민국에 항적(抗敵)하는 행위는 반드시 사형에 처한다’는 형법 제 93조 개정 당위를 강조했다. 그 전제는 사형제폐지라는 논조였다. 대안으로 감형 없는 종신제(終身制)를 제창하였다. 사형제 당위를 오랫동안 주창했지만, 좌장으로 진행을 맡은 처지로 형식적 중립을 취했다. ‘사형제존치’ 주제발표자도 당연히 있었다. 또 각 진영 동수의 찬반 토론자가 구성되었고, 정부 입장을 대신한 부장검사 한분도 토론자로 참여하였다.

대회이후, 사단(事端) 일었다. 주제발표자의 논문표절 시비였다. 이전 논문과 동일문장이 대거 사용된 흔적을 제보해 왔다. 자기표절 및 이중게재를 지적했다. 때 맞춰 한 미디어감시 매체의 집요한 취재요청이 왔다. 지금의 매우 엄격한 상황과 달리, 당시는 용인될 수준의 인용이었다는 개인적 의견이 있었다. 학회 임원들에게, 특정 언론의 정치적 악용 소지가 있을 개연성을 강조하면서 취재에 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문제를 덮자는 의미가 아니라 좋은 일도, 문제의 본질이 아닌, 개인을 ‘까는’ 취재의도를 의심하기도 했다. 봉합되었다.

시간이 지나 그는 새정부 들어 ‘민정수석’이라는 엄중하고도 높은 벼슬을 더해 장관에 내정되었다. 정치인이 앞뒤를 살피지 않은, 학계의 리얼한 현실 몰이해도 있다. 다만, 유독 그에게 수많은 표절시비가 비상하는 까닭을 스스로 살폈으면 좋겠다. 품격을 말할 수 없는 SNS상의 여러 구설도 온당치 않다. 공직발탁을 위한 그동안의 인사검증 책임자로서 성공했다고 결코 말하기 힘든다. ‘폴리패스’와 관련한 상대 평가와 자신에 대한 잣대가 다른 이율배반에 인격적 의구심이 인다. 생각이 다른 세력을 ‘매국’으로 매도하는 것도 국무위원 행로의 합당한 걸음으로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계획범죄로 체제전복을 목적으로 한 ‘사노맹’ 에 연루되어 징역형 전력이 있다. 곧 있을 청문회를 통해 이러한 의혹과 부정 인식을 해소하여 정해진 자리에 안착할지, 기대 또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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