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축구 대결사…65년 전 첫 ‘도쿄 대첩’은?
한일 축구 대결사…65년 전 첫 ‘도쿄 대첩’은?
  • 연합뉴스
  • 승인 2019.08.1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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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후 일본과 첫 대결서 5-1 대승
광복 74주년을 맞는 올해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스포츠에서 한일전은 어느 때보다 주목받게 됐다.

올해 12월 부산에서 개최되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때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과 일본의 대결 결과에 지금부터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일본의 수출 규제와 백색국가(수출절차 우대국) 제외로 반일 감정이 고조되면서 벤투호는 어느 때보다 국민의 높은 관심 속에 한일전을 치를 전망이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 계약된 벤투 감독이 ‘월드컵 본선까지 가느냐는 한일전이 최대 고비가 될 수 있다’는 한 축구인의 전망은 일본과 치열한 대결 의식의 단면을 보여준다. 한국은 역대 일본과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 상대 전적에서 41승 23무 14패의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선 한국이 37위로 일본(33위)보다 4계단 낮지만 78차례의 맞대결에서 승률 52.6%로 우세를 보였다. 2010년 이후에는 일본 축구의 약진으로 고전했다. 한국은 2010년 5월 24일 친선경기 때 박지성과 박주영의 골로 2-0으로 이긴 이후 7년 넘게 5경기 무승(3무 2패) 부진에 시달렸다. 하지만 마지막 한일전이었던 2017년 12월 16일 EAFF E-1 챔피언십에선 김신욱의 멀티골을 앞세워 4-1 대승을 낚으면서 2천764일 만의 승리 감격을 맛봤다.

그럼 한국 축구의 일본과 첫 맞대결은 어땠을까?

일본과 처음 맞붙은 건 광복 후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서 치른 1954년 스위스 월드컵 극동아시아 지역 예선이었다. 중국이 기권한 가운데 열린 아시아 예선에서 태극전사들은 ‘도쿄 대첩’의 기원을 만들며 한국 축구가 월드컵 무대에 데뷔하는 디딤돌을 놨다. 애초 한일전은 일본과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의 예선전을 치르게 돼 있었다. 하지만 “일본인이 우리 땅에 들어오게 해서는 안 된다”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반대에 부딪혀 두 경기 모두 일본 도쿄에서 열렸다. 한국 대표팀의 사령탑이었던 이유형 감독은 이승만 대통령으로부터 출국 허가를 받는 자리에서 “일본을 이기지 못하면 선수단 모두가 현해탄에 몸을 던지겠다”고 비장함을 드러냈다.

1954년 3월 7일 일본 심장부인 도쿄 메이지진구구장에서 열린 일본과 1차전에서는 한국 축구의 원조 스트라이커인 최정민과 정남식이 나란히 멀티골을 터뜨린 데 힘입어 5-1 대승을 거뒀다. 역대 한일전에서 5골(역대 최다골)을 넣고 이긴 건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당시 진눈깨비가 내려 진흙탕이 된 경기장에서 진행한 경기에서 한국 선수들은 투혼을 발휘해 ‘도쿄 대첩’의 첫 역사를 썼다. 한국은 1주일 후인 3월 14일 같은 곳에서 열린 2차전에서 2-2로 비겼지만 1승 1무의 성적으로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의 쾌거를 이뤄냈다.
 
한국 축구는 이때를 포함해 총 10차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역사를 이어왔다. 65년 전 첫 ‘도쿄 대첩’의 생생한 역사는 광복절 하루 전인 14일 오후 5시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원마운트 스포츠클럽 7층에서 토크 콘서트 ‘남북 축구 이야기 시리즈 1탄 - 일본의 경제침략, 우리는 일본을 항상 이렇게 이겼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남북체육교류협회(이사장 김경성)가 ‘도쿄대첩, 최초의 한일전’으로 기획한 이 행사에선 스위스 월드컵 아시아 예선 한일전과 관련한 25점의 사진이 전시된다. 축구 수집가 이재형씨는 “광복 후 처음 열린 한일전이었기 때문에 한국과 일본의 ‘축구 전쟁’으로 불릴 만큼 승부가 치열했다”면서 “첫 대결에서 5-1 대승을 거두면서 이 경기는 ‘도쿄 대첩’의 출발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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