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억해 주세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억해 주세요”
  • 정희성
  • 승인 2019.08.13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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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하동 출신 故 김순이 위안부 피해자 육성 증언 입수
진주기림사업회 “위안부 문제 현재 진행형…日 진심어린 사죄해야”
28년 전 오늘(1991년 8월 14일)은 고(故) 김학순(1922~1997) 할머니가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세상에 최초로 알렸던 날이다. 또 15일은 1910년 8월 28일 일본에 빼앗긴 주권을 35년에 찾은 역사적인 광복절이기도 하다. 김학순 할머니의 공개 증언은 다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용기를 줬고, 국내외에 ‘위안부’ 문제가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2017년 12월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보호·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매년 8월 14일은 국가기념일(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로 제정됐다. 세월이 흘러 일본의 진심어린 사죄를 기다렸던 피해자들은 하나 둘씩 세상을 떠났고 이제는 20명만 남았다. 일본은 “위안부 문제는 이미 끝난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문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이에 본보는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촉구하고 피해자들을 아픔을 기억하기 위해 1939년, 일본군 등에 의해 강제로 끌려가 7년 동안 싱가포르, 미얀마, 필리핀에서 성노예 생활을 한 김순이 할머니의 육성 증언을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1994년 당시 작성된 김순이 할머니의 육성 증언(문서)에 따르면 그는 19살이던 1939년 음력 10월 오후 5시 무렵, 하동군 고전면 국도 2호선 도로변에서 일본 앞잡이 등 3명의 남자에게 끌려갔다. 강제로 부산으로 간 김 할머니는 대만과 홍콩을 거쳐 싱가포르로 간 후 사람이 살지 않는 깊은 산속 부대에 배치돼 나무로 지은 2층 임시 칸막이에서 강제 성노예 생활을 했다.

낮에는 졸병들, 밤에는 높은 계급 군인들이 왔고, 토·일요일에는 쉴 새 없이 군인들이 임시 칸막이로 들어왔다. 그러던 중 부대이동 따라 기차를 타고 버마(미얀마) 랑군(양곤)으로 끌려가 성노예 생활을 계속했고 그 와중에도 ‘조센징’이라는 차별과 멸시를 받았다. 이후 다시 필리핀 어느 섬으로 끌려가 성노예 생활을 강요당했는데 섬이고 ‘독안 든 쥐 신세’라 생각해 도망칠 생각도 못했다. 7년간의 성노예 생활 후 일본은 그를 만기제대를 시켜줬다. 하지만 귀향길 역시 순탄치 않았다. 일본으로 18척의 배가 향했는데 미국의 폭격으로 2척을 제외하고는 무도 침몰했다. 겨우 살아남았지만 그 때 머리를 크게 다쳤다. 2척의 배는 말레이시아 보루네오 어느 섬으로 들어갔고 김순이 할머니를 비롯해 생존자들은 약 6개월가량을 숨어지냈다. 그들은 구렁이, 도마뱀, 개구리 등을 먹으며 버텼다.

일본이 패망하자 미군이 생존자들을 구조했고 사람대접을 받으며 일본을 거쳐 고향인 하동으로 돌아왔다. 죽은 줄 알았던 그가 살아서 고향에 도착하자 온 식구가 대성통곡하고 고전면 일대가 떠들썩했지만 지옥 같은 7년을 보낸 김순이 할머니는 평생 고통을 겪으며 1995년 한 많은 생을 마감했다. 김 할머니는 다행히 이 증언으로 1995년 위안부 피해자로 인정 받았다.

일본군강제성노예피해자 진주평화기림사업회 박순이 사무국장은 “얼마 전에 92세의 강제징용 피해자분이 일본의 경제보복이 자기들 때문인 것 같아서 미안하다고 말했던 내용이 담긴 기사를 봤다”며 “위안부 피해자와 강제징용 문제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명확하지만 피해자가 감당해야 할 현실의 무게가 너무 커 안타깝다”고 했다. 이어 “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현재 형이다. 과거에 일부 보상을 받았지만 그것이 배상은 아니다”며 “일본은 피해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사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일본군강제성노예피해자 진주평화기림사업회는 14일 오전 11시 진주교육지원청 내 평화기림상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요구하는 성명서 발표와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바치는 헌정공연을 진행한다.

정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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