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쇼핑에 무너진 대형마트
손가락 쇼핑에 무너진 대형마트
  • 강진성
  • 승인 2019.08.18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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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적할 상대가 없을 것 같던 대형마트가 계속 추락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소비자로부터 환영받았지만 전통시장 등 침체 우려로 그동안 ‘지역상권의 적’으로 불렸다. 2012년 유통산업발전법이 강화되면서 의무휴업일과 영업시간 제한이 도입됐다. 신규 출점도 까다로워졌다.

◇강적의 출현=대형마트 성장이 주춤한 틈을 인터넷쇼핑이 파고들었다. 공산품 위주로 판매하던 인터넷쇼핑이 신선·가공식품 영역을 넓혔다. 쿠팡, 마켓컬리와 같은 당일·새벽배송 업체 등장도 한몫했다.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을 받지 않고 365일 24시간 쇼핑이 가능하다보니 소비자가 빠르게 늘었다.

지난 6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3%(1조 5555억원) 증가한 10조 5682억원을 기록했다. 
상품군별 거래 중 식품은 1조2877억원을 차지했다. 전년동월대비 24.9% 성장했다. 음·식료품과 농축수산물이 각각 26.5%, 19.1%로 증가했다.
지난 한해 인터넷쇼핑에서 거래된 식품판매액은 13조4813억원에 달한다. 
올해 2분기 판매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6.7%나 성장했다. 올 전체 판매액 역시 무난히 지난해 실적을 뛰어 넘을 전망이다.
인터넷쇼핑 식품소비는 30~40대가 주도하고 있다. 18일 G마켓에 따르면 올해 1∼6월 식재료 고객 가운데 40대가 절반에 가까운 46%를 차지했다. 이어 30대(30%), 50대 이상(18%), 10대(6%) 순이었다.
G마켓은 “30∼40대가 자녀를 양육하며 집안 살림도 책임지기 때문에 기본 식재료 구매 역시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몸키우는 식자재마트=인터넷쇼핑의 성장세에도 식품시장의 오프라인 매출은 유효하다. 
대형마트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 식자재마트다. 각종 농축수산물을 판매하는 식자재마트는 면적이 3000㎡를 초과하지 않으면 의무휴업이나 영업시간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원한다면 1년 내내 24시간이 영업이 가능하다. 예전에는 음식점 등 자영업자가 고객이었지만 일반 소비자 고객이 점점 늘고 있다. 식품뿐만아니라 생필품도 취급하면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일부 점포는 대형마트 인근에 위치해 의무휴업으로 발길을 돌리는 고객을 잡고 있다. 식품만 구매할 경우 주차에서 쇼핑까지 동선이 짧다보니 ‘편리함’이라는 강점도 지니고 있다.

◇가파른 대형마트 판매 감소=인터넷쇼핑의 급격한 성장은 대형마트의 급격한 감소로 이어졌다. 

동남지방통계청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2019년 6월 경남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도내 대형마트 판매액은 전년동월대비 -10.3%를 보였다. 백화점이 8.9%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사실 경남지역 대형마트 감소세는 2017년부터 계속되고 있다. 2017년 실적은 1분기 -3.2%, 2분기 2.7%, 3분기 -5.9%, 4분기 1.8%로 등락을 거듭했다. 그해 전체 실적은 마이너스(-1.4%)로 전환됐다.
2018년은 -3.3%로 더 확대됐다. 올해도 부진은 계속되고 있다. 1월 10.0% 성장을 제외하면 모두 감소했다. 2월 -14.6%, 3월 -3.1%, 4월 -11.2%, 5월 -6.9%, 6월 -10.3%로 두 자릿수 마이너스 실적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1월 성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19.9%)이 워낙 부진하다보니 나온 기저효과로 보인다.
매장 유지비, 인건비 등 고정 지출이 있다 보니 매출부진은 더 큰 타격이 되고 있다. 대형마트도 인터넷몰 및 당일배송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최근 매출 감소를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폐점되면 지역경제도 타격”=지역경제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대형마트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대형마트의 등장으로 지역상권에 부정적 효과도 있었지만 긍정적 효과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점포당 직간접 고용인원은 수백 명에 이른다. 또 대형마트가 집객효과를 내면서 주변 점포는 그에 맞춰 변화하며 생존하고 있다. 대형마트가 문을 닫을 경우 주변상권 역시 동반침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익명을 요구한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가 예전에는 지역상권을 죽인다고 인식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공생하는 형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며 “고용창출, 지역농산물 소비, 상권 활성화 등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쇼핑 등으로 소비패턴이 변하면서 대형마트가 존폐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중소도시의 지점이 폐점할 경우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여파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강진성기자 news24@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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