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칼럼] 백두산 화산 폭발의 위험
[과학칼럼] 백두산 화산 폭발의 위험
  • 경남일보
  • 승인 2019.08.20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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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홍(전 김해교육장)
지각은 지권의 가장 바깥쪽에 있는 얇은 층으로 판(板, plate)이라는 십 여 개의 두께 100㎞ 정도의 암반으로 되어있고, 대륙지판과 해양지판의 두 종류가 있다. 대륙 지판의 두께는 평균 약 35㎞, 해양 지판은 평균 약 5㎞이며, 해양지판은 대륙지판보다도 밀도가 높기 때문에 두 판이 부딪히면 해양지판은 대륙지판의 아래로 가라앉게 된다. 현재의 지구는 10여개의 지각판이 존재하고, 지판의 경계면이 화산의 95%가 존재하는 화산대이다. 지각판은 눈에는 보이지 않을 정도인 일년에 수 ㎝ 정도의 속도로 느리게 이동하고 있다. 인도 지판이 유라시아 지판의 밑을 파고들어 히말라야 산맥과 티베트 고원지대가 생기고, 이 고원의 끝 부분에서는 지금도 많은 지진이 발생하고 있다.

해구를 통해 지각이 맨틀 속으로 침강되면 온도와 압력이 엄청나게 증가하여 상부 맨틀의 암석이 녹아 마그마가 생성이 된다. 지하 마그마의 상승에 따라 판에 균열이 생길 수 있고, 연속하여 마그마가 계속 상승하면 그 후 판이 분단되어 양측으로 갈라지게 된다. 지표면의 균열을 통해 마그마가 분출되는 것이 화산이다. 태평양판을 둘러싸는 남미와 북미의 서쪽 해안을 따라가서 베링해, 얄류산 열도와 일본, 대만, 필리핀, 인도네시아 제도를 지나가서 뉴질랜드에 이르는 환태평양조산대에서 전 세계 지진의 90%와 대규모 화산 폭발의 80% 이상이 일어난다.

태평양판의 끝에서 700㎞ 떨어진 지점에 존재하는 백두산은 판의 경계가 아닌 곳에 존재하지만 판의 중심에 있는 열점화산의 한 종류이다. 열점화산은 판의 경계에 있는 일반 화산보다 폭발력이 크다. 지난 2000년간 가장 큰 화산분화 사건으로 알려진 활동이 백두산에서 있었고, 이분화는 946년 밀레니엄 분화(Millenium eruption)로 명명돼 있다. 이때의 백두산 폭발로 산봉우리가 1/3 가량 사라져 천지가 생성 되었다. 이 폭발로 생성된 천지의 크기는 둘레가 13㎞, 면적이 9.8㎢로 세계에서 가장 큰 칼데라 호수 중의 하나이다.

부석이란 마그마의 휘발성 성분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기포화하여 비중이 낮은 암석으로 물에 뜨기도 하는 가벼운 돌로 폭발성이 강한 화산에서 발생된다. 백두산 천문봉에서 관측되는 부석층은 75m, 함경도 일대 10m, 동해에 수십cm, 일본 북해도에도 5㎝ 두께로 쌓여있다. 당시 백두산에서 날아간 B-Tm 화산재는 일본 홋카이도·혼슈 북부를 지나 쿠릴열도 해저, 그린란드 빙하 속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당시 백두산의 화산폭발지수는 7 규모로, 1815년 지구의 온도를 1도 낮췄던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분화(분출물 총량 100㎦)의 1.5배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백두산 아래에는 수직으로 4개의 마그마방이 존재하며 제일 위쪽의 마그마방은 불과 지표면 5~ 7㎞아래에 존재한다. 2002년에서 2005년 사이 백두산 천지를 중심으로 화산지진, 가스, 백두산 지면이 최고 7㎝까지 부풀어 오르는 지각변형 등 심각한 화산분화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 등 재분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백두산이 946년 밀레니엄 폭발과 같은 크기의 분화를 일으킨다면 화산재와 유해가스는 태양 복사량을 줄여 지구의 평균 기온을 2도 이상 감소시키고, 폭발이후 2달간은 겨울이 지속되어 인명피해나 농작물에도 극심한 피해를 끼치는 것은 물론 정밀기계나 반도체 제작 등에도 심각한 피해를 가져올 것이다.

백두산 화산이 다시 폭발할 위험성을 두고 남북이 공동연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백두산이 폭발하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전체에 영향을 끼친다. 우리 과학기술로는 현재의 화산 재해를 막을 수는 없지만, 백두산 화산에 대한 체계적 연구를 통해 대비책을 마련해야 재해로 인한 피해를 최소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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