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팔칠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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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일보
  • 승인 2019.08.2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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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위식(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위원)
윤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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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개의 뿔났다며 외계인을 그려오면 안 본 내가 어찌 아나 그러려니 할 수 밖에, 만인지상 임금님도 그림 한 장 보고서는 용도 맞다 봉도 맞다 감탄을 하셨는데, 어리석은 백성이야 뿔난 것은 도깨비고 머리 풀면 귀신인줄 군말 않고 믿지만은, 녹피(鹿皮)에 가로 왈(曰)자 가만 두면 알겠는데 당겨서 일(日)자 라다 늘이고는 왈 자 라는 옛말과 다름없이, 정치하는 양반들은 야당 때는 이게 맞고 여당 때는 제게 맞고 지조는 당리 앞에 헌 신짝 취급하며, 정책마다 정쟁이고 시책마다 당쟁이라 그 옛날을 돌아보니, 세상 볼 줄 모르면서 사모관대 차리고서 조정에 늘러 붙어 아부아첨 다 떨면서, 성군 같은 임금님을 눈 가리고 귀를 막던 그 꼴이 얄미워서, 한쪽에는 가죽신을 한 쪽에는 나막신을 짝짝이로 신고서는, 임제께서 말을 타고 도성 안을 활보하며 이쪽에서 처다 보면 나막신만 볼 것이고 저쪽에서 처다 보면 가죽신만 보고서는, 나막신이 맞다하고 가죽신이 맞다하며 치고받고 싸우든지 알 때까지 하랬는데, 옛날이나 지금이나 한 치도 다름없이 세상물정 모르면서 막말이나 쏟아내며 어찌하면 속아줄까 궁리 끝에 하는 짓이, 엉덩이나 까내 놓고 춤춘다고 박수치고 추종자는 눈에 날까 덩달아서 박장대소 이만하면 알만하고, 남북관계 꼬여가고 일본마저 무역침공 국민들이 불안해도 협치는 말뿐이고 청문회는 묵살하며 인사는 고집이고 정책은 아집으로 소통 아닌 먹통인데, 사흘만 지나가면 새까맣게 잊어먹는 국민들의 건망증에 내년 총선 걱정인데, 학자들은 입 다물고 몸 사리고 앉았으니 이럴 때는 누군가가 매천야록 이어 쓰면 선현들이 앞서 간 길 따르기가 좋으련만, 모가 나면 정 맞을까 지레 겁을 먹었는지 학벌 좋은 샌님들은 자라목을 움츠리고, 굿만 보고 떡 먹자며 정의는 개밥주고 실리만을 챙기면서 호박씨는 뒤로 까고, 성인군자 허울 쓴 채 꿀을 먹고 속절없이 벙어리가 되었는지 죽은 듯이 엎쳤어도, 때가되면 어김없이 귀신 같이 나타나서 이 쪽이든 저 쪽이든 파란 집의 새 주인이 유력하다 소문나면 문패도 걸기 전에 어디 갔다 이제 왔나 벌떼처럼 몰려들어, 일등공신 자처하며 앞장서서 우쭐대다 남의 감투 얻어 쓰고 자리 잡고 앉고 나면, 이제부터 상책은 자리보전 급선무라 숨죽이고 거북처럼 배붙이고 납작 엎쳐, 들끓는 소리는 언제나 귀 밖이고 남모르게 땀 흘리는 국민들의 숭고함은 본체만체 하다가, 시절이 하수상하면 숨죽이고 몸 사리니 누굴 믿고 국민들은 불철주야 땀 흘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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