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이 잠들면 괴물이 깨어난다”
“이성이 잠들면 괴물이 깨어난다”
  • 경남일보
  • 승인 2019.08.22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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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훈(인공지능컨설턴트·AI윤리학자·박사)
안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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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우리는 좋은 것 나쁜 것들을 다양하게 보고 듣게 된다. 사소한 것들도 있지만 큰의미를 지니고 있는 사건을 보더라도 우리의 정신은 그것을 또 하나의 일상적 사건으로 단순화 시켜버리고 바로 ‘나의 삶’으로 돌아간다. 이것이 반복되면 우리의 이성은 선과 악의 경계를 무너뜨리게 되고, 행동 동기를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돼 비이성적 ‘광기’로 내면을 뒤덮게 된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자식과 남편 살해, 모텔 종업원의 한강 사체 유기사건들에 대해 대부분은 ‘다른 사람들의 일’로 생각한다. 잠시 관심을 가졌다가 잊어버린다. 숙박인을 죽이고 사체를 훼손한 모텔 종업원은 “자신을 무시해 살해했고 다른 생에서도 그러면 또 죽일 것이다”고 했다.

왜 그랬을까? 자기 말대로 숙박비 언쟁 때문일까. 심리학자와 특히 교육학자들이 깊이 연구해야 한다. 가해자의 성장과정 등 모든 주변자료를 조사해 무엇이 이들로 하여금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게 했는지 살피고 실체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

학계의 연구 주제로 다루어진다면 이 사건들은 범죄 심리학적 측면이 강조될 텐데, 오히려 인문학적 정신교육에서 출발할 것을 제안한다.

우주와 지구의 구성요소, 동식물을 포함한 다양한 생명의 탄생과 진화과정, 그리고 상호간의 공생관계 등을 지식으로 가르치지 말고 온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체화시켜야 한다. ‘나’라는 존재와 ‘타인’ 그리고 ‘우리’라는 관계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가정’이나 ‘국가’가 현실사회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인문학적 관점의 체험교육이 필요하다. 인문학 교육은 최종적으로 인간의 이성과 감정의 균형점을 찾는데 귀결될 것이다. 인간의 본성적 윤리의식이 발현되어 선·악을 판단할 수 있고 도덕적 정의를 실천할 수 있게 해주는 교육이다. 우리 교육은 과연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지 지금 잘 살펴봐야 한다. 스페인 화가 고야는 ‘카프리초스’라는 판화집에 “이성이 잠들면 괴물이 깨어 난다”라는 부제를 달았다. 그리고 “모든 문명사회는 수 없이 많은 결점과 실패로 가득 차 있다. 이는 악습과 무지, 당연한 것이 되어버린 이기심으로 인해 널리 퍼진 편견과 기만적 행위에 의한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문명사회의 결점과 실패는 일차적으로 그 사회의 교육이 책임져야 한다. 정신적으로 균형 잡힌 ‘이성’을 확립해 무지를 깨닫고 이기심과 편견으로 가득 찬 내면의 비이성적 광기의 ‘괴물’이 깨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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