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 가야리 유적’ 국가사적 지정예고
‘함안 가야리 유적’ 국가사적 지정예고
  • 정만석·여선동기자
  • 승인 2019.08.26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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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시대 지배층 생활유적
토성·목책·건물지 등 확인
“역사적 보존가치 높아”

경남도와 함안군은 함안군 가야읍 소재 ‘함안 가야리 유적’이 문화재청 심의를 통과해 국가사적으로 지정예고됐다고 26일 밝혔다.

‘함안 가야리 유적’은 함안군 가야읍 가야리 289번지 일원(지정면적 192필지 19만3252㎡)유적으로 가야읍을 가로질러 남강으로 흘러들어가는 신음천과 광정천이 합류하는 지점에 위치한 해발 45~54m의 독립구릉 상에 위치한 유적이다. 구릉 외곽 사면을 활용하여 토성을 축조하고 내부에 고상건물(高床建物) 및 망루(望樓) 등을 축조하였다. 출토유물로 보아 유적의 시기는 아라가야의 전성기인 5세기부터 6세기에 해당된다.

그동안 지표조사만 수차례 진행했는데 지난해 4월 경작지 조성 중 토(土)성벽 일부가 우연히 발견되면서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에 의해 발굴조사가 실시됐다. 그 결과 대규모 토목공사로 축조된 토성과 목책, 건물지 등이 확인됐다. 특히 건물지 안에서 쇠화살촉과 작은 칼, 쇠도끼, 비늘갑옷 등이 출토돼 이곳이 군사적 성격의 시설임이 밝혀졌다. 또 잔존상태가 좋을 뿐만 아니라 주변 유적과 연계된 경관이 잘 보존돼 있어 고대 가야 중심지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았다고 도는 설명했다.

앞으로 30일간의 예고를 통해 국가사적 지정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적 지정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발굴구간은 주요시설(왕궁)을 보호하기 위한 성곽과 군사시설의 일부로 향후 연차적인 학술발굴조사와 심화연구를 통해 아라가야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재조명함으로써 가야사 복원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도는 전망하고 있다.

이 유적은 조선시대 함안지리지인 함주지(咸州誌, 1587년 편찬) 등 각종 고문헌에 ‘가야국의 옛 도읍터(伽倻國舊基)’ 또는 ‘옛 나라의 터(古國墟, 古國遺址)’로 기록돼 있다. 남문외(南門外), 대문천(大門川) 등 왕성이나 왕궁 관련 지명이 아직 남아 있어 그동안 ‘아라가야 왕궁지’로 전해져 온 곳이다. 그 주변으로 아라가야 최대 고분군인 함안 말이산 고분군(사적 제515호)과 남문외 고분군(경상남도 기념물 제226호), 가야 최대 규모의 굴립주건물(掘立柱建物, 기둥을 세워 만든 건물)인 ‘당산유적’ 등 주요 가야유적들이 1㎞ 남짓한 거리에 분포해 가야리 유적을 포함한 가야읍 일대가 아라가야 왕도(王都)였음을 보여준다.

조근제 함안군수는 “가야리유적의 사적지정은 국정과제인 ‘가야사 조사연구 및 정비사업’과 민선7기 공약사업인 ‘아라가야 연구복원사업’의 핵심과제로 취임 이후 관련기관과 함께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온 성과로 큰 의미를 가진다”며 “가야리유적의 철저한 보존관리와 조사연구, 진정성 있는 활용으로 역사문화도시로서 함안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류명현 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함안 가야리 유적 국가사적 지정예고는 가야사 연구복원이 국정과제로 채택된 이후 창녕 계성고분군(사적 제547호, 2019년 2월 지정)에 이은 두 번째 쾌거”라면서 “경남에는 아직 역사적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가야유산들이 많으므로 이를 철저히 조사·연구한다면 더 많은 가야유적이 국가사적으로 지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함안 가야리유적이 사적으로 지정되면 1963년 지정된 사적 제515호 함안 말이산고분군, 사적 제67호 함안 성산산성 이후 첫 탄생하는 국가 사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

도는 함안 가야리 유적 이외에도 김해 원지리 고분군, 함안 남문외 고분군, 창녕 영산고분군, 합천 삼가고분군, 합천 성산토성 등 주요 도 지정문화재의 국가사적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정만석·여선동기자

가야리 유적 북쪽에서 본 전경
북쪽 봉산산성에서 본 아라가야 추정왕성지 전경
발굴 조사구역 장면
가야리 유적 전체유구 배치도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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