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광양회(韜光養晦)로 때를 기다려야
도광양회(韜光養晦)로 때를 기다려야
  • 경남일보
  • 승인 2019.08.2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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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완(칼럼니스트)
한·일문제의 결론부터 말하면, ‘이미 사죄했고 보상도 끝냈다’는 일본과는 대화불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 나오토 총리담화(2010.8.10.)“식민지 지배가 초래한 대다한 손해와 아픔에 대해 통절한 반성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사죄의 심정을 표명”, “향후 100년을 바라보면서,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를 구축해 갈 것” 등을 고려 평화롭게 잘 지내는 인접국가가 되어야 할 숙명적인 관계라 본다.

국치일(8.29)은 치욕적이라 짜증나지만 꼭 기억해야 할 날이다. 즉, 경술국치(庚戌國恥)는 대한제국이 멸망하고 주권을 빼앗겨 일본 제국에 병합 된 한일병합조약이다. 1910년 8월 22일 조약이 체결되어 8월 29일에 순종황제의 조칙형태로 발표되었는데, 조칙에는 대한 제국의 국새(國璽)가 찍혀있지 않았고 순종황제의 서명조차 없어 ‘조약은 원천 무효’라는 주장도 있다. 8월은 광복절과 국치일이 함께해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하는 달이다.

이 뿌리 깊은 한·일 갈등은 ‘위안부 합의 파기 문제와 강제징용 배상 판결 등 과거사뿐만 아니라, 일본의 교과서 역사왜곡, 레이더·초계기 갈등, 경제보복조치 등 외교·군사·경제 문제’까지 산적해 있다. 지난 5월 한국일보-요미우리신문 공동 여론조사결과(6월11일 공개) 한국인 75%와 일본인 74%가 각각 상대국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고 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이 거듭 사죄할 필요성을 묻자 한국에서는 ‘필요 있다’가 87%, 일본에선 ‘필요 없다’가 80%로 나타났다.

각설하고, 무작위로 거리에 지나가는 우리나라 사람에게 일본에 대해 물으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언젠가는 받은 만큼 돌려주어야 할 대상’으로 ‘식민지배를 잊어버리거나 설욕의 기회를 망각한 사람은 없을 것이며, 와신상담(臥薪嘗膽)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답이 100%’에 가까울 것이다. 이쯤에서 한·일관계의 전략적 재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좋은 “예”로 중국은 1990년 덩샤오핑이 도광양회(韜光養晦:빛을 감춰 밖으로 새나가지 않도록 하고, 안으로는 은밀하게 힘을 기른다)를, 1997년 장쩌민은 유소작위(有所作爲:할 말은 하고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를, 2003년 후진타오는 화평굴기(和平?起:위상에 걸맞게 평화롭게 우뚝 서겠다)를, 최근 들어서는 돌돌핍인(??逼人:거침없이 상대를 압박해 나가는)으로 미국과 맞장을 뜨면서 무역전쟁 중인데 국력신장에 따른 외교정책으로 보인다.

마오쩌둥은 1945년 8월 미국이 일본을 원자탄으로 항복을 받아내자 ‘종이호랑이’이라고 했다. 6·25전쟁에서 맥아더가 ‘중국 원폭론’을 주장하고 트루먼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자 자우언라이는 ‘역시 미국은 종이호랑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지금 미국을 ‘종이호랑이’로 보면서 시간 버는 북미정상회담을 하면서 발사체를 쏘아대고 있는 것일까. 말만 많고 실행능력(實行能力)이 없으면 ‘종이호랑이’취급을 받는다.

객관적 관점에서 냉정하게 판단할 때 이번 한·일갈등과 그 후폭풍은 원인제공자가 드러나 있는데,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로 정면대결양상이다. 한·일 양국이 대결하면 일본이 택할 수 있는 카드가 훨씬 다양하고 위력적이다. 외교는 국력이고 힘에 의해 좌우된다. 그 과정에서 우리 국민과 기업만 죽어날 것이다. 현재 우리에게 북한과 일본 중 어느 나라가 더 위협적인 존재인가. 남남갈등을 잠재워 국론을 통일하고 국력을 길러 일본과 대등할 때 즉, 도광양회(韜光養晦)로 때를 기다려야 한다. 말 수를 줄이고 시기상조를 배워야 한다.

강태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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