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도전] 진주대학생연합봉사단 위더스(With-Us)
[행복한 도전] 진주대학생연합봉사단 위더스(With-Us)
  • 백지영
  • 승인 2019.08.2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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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의 가치, 전국에 전파하고파
출범 2년만에 대학생 200여명 활동
지역 공동체 대상 자체 기획 봉사 활발
“시험 기간에도 ‘우리 일’이면 나서야죠”
위더스 단원들이 계단에 나란히 서 손을 흔들고 있다. 좌측부터 이대형 회원, 유승연 회원, 김송연 부회장, 이용진 회원, 이지태 회원, 이용진 회장.


‘발달장애인 정서 지원, 이주민 자녀 멘토링, 농촌 마을 벽화 그리기, 가좌천 환경정화, 하계 치안 강화구역 대학생 순찰…’

진주지역을 중심으로 행해지는 따뜻한 봉사활동에 빈번하게 이름을 올리는 단체가 있다. 진주 지역의 청년들이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힘을 뭉친 진주대학생연합봉사단 ‘위더스(With-Us)’가 그 주인공이다.

‘위더스’는 지난 2017년 5월 33명이 마음을 모아 창단했다. 당시에도 그리 작은 규모가 아니었지만 2년 남짓 지난 지금은 경상대학교와 경남과학기술대학교를 주축으로 6개 대학에서 200명이 훌쩍 넘는 학생들이 활동하고 있을 정도로 몸집을 불렸다.

창단부터 지금까지 위더스를 이끌어 온 이용진(30) 회장은 현재 대학생이 아닌 대학원생 신분이다. 대학 졸업 후 지역 사회에 이바지할 방법을 고민하다 마음 맞는 친구들과 의기투합했다.

“대학 2학년 때부터 봉사동아리에 들어가 다양한 봉사활동을 했어요. 시간이 지나 졸업할 때가 되니 그간 쌓아왔던 경험을 그대로 내려놓기가 아쉬웠어요. 제 경험과 노하우, 각종 단체와 형성해온 관계 등을 활용해 후배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봉사단을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위더스는 ‘With(함께)’와 ‘Us(우리)’라는 영어 단어를 합했다. 뜻 그대로 개인이나 대학을 떠나 다수가 모여 함께 자원봉사를 하자는 뜻을 품고 있다.

대학생들이 모여 활동하다 보니 그저 동아리겠거니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지난 2017년 10월 진주시자원봉사단체로 공식적으로 등록된 엄연히 봉사단체로 분류된다.

이 회장은 “위더스는 진주시자원봉사센터에 공식적으로 등록이 된 단체로 대학 내 동아리라는 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대학 구성원들이 함께 모여 우리 지역사회 전체를 무대로 활발하게 활동을 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협약을 맺고 활동을 연계한 기관·단체만 해도 20여 개에 이른다. 진주지역자활센터와는 참여주민 한글 교육 등을, 반도노인요양원과는 노인 치매 예방 활동을 함께 하는 등 지역 사회와 촘촘한 연결망을 맺고 도움이 필요한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19년 5월 지역사회국 시각장애인팀이 진주신안평거강변에서 경남시각장애인복지연합회 진주지회 소속 시각장애인들과 텐덤사이클을 타고 있는 모습.


봉사단이 처음 꾸려질 때는 월 1회 정도의 활동이 목표였지만 이제는 매주, 매달 단위로 진행하는 프로그램과 단발 기획성 봉사까지 더하면 한 달 달력이 금방 빼곡해진다.

위더스는 지역 내 수많은 기관·단체와 함께 활동하고 있지만 봉사단 차원에서도 자체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기획, 진행하는데 더 힘을 쏟고 있다. 봉사단 활동이 참가 학생 역량 강화에도 도움이 돼야 장기적으로도 좋다고 보기 때문이다.

올해 6월 통영시 대매물도 당금마을에서 진행했던 어촌 Dreaming 활동도 그렇게 직접 기획했던 프로그램 중 하나다.

이 회장은 “다른 일로 당금마을에 방문하게 됐는데 참 아기자기하고 예쁜 섬마을이었다. 이곳에서 우리가 뭔가 하면 관광객이 더 들어오거나 주민 정서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고 했다. 이후 봉사단 차원에서 섬을 방문해 벽화를 그리고 해안 환경 정화 활동을 했다.



 
2019년 6월 위더스 회원들이 통영 대매물도 당금마을에서 어촌마을 관광 활성화를 위해 마을 골목에 벽화를 그리고 있는 모습.
2019년 6월 위더스 회원들이 통영 대매물도 당금마을에서 어촌마을 관광 활성화를 위해 해안환경정화 활동을 진행한 모습


위더스는 어촌 Dreaming을 비롯해 벽화 그리기 봉사를 다방면으로 진행했다. 우범지대로 골칫거리였던 골목길에는 귀여운 캐릭터를 그려 넣고, 3·1 의거가 일어났던 초등학교 벽면에는 당시 진행됐던 만세운동 벽화를 그렸다.

벽화 그리기는 이 회장이 다른 어떤 봉사보다 신중하게 접근하는 활동이다.

“벽화는 흔적이 남는 활동이잖아요. 저희는 기분 좋게 가서 그리지만, 저희가 가고 난 다음 남아있는 그림은 지역 주민 정서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벽화 작업을 할 때는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주민과 소통하며 그들이 원하는 형태를 최대한 반영하려 하죠”

의욕을 가지고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려 하지만 항상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다.

행사운영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지태(26) 회원이 고비였다고 느꼈던 순간은 지난해 6월께 한 농촌 마을에서 벽화를 그렸던 때였다.

대학생 농활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고 싶어서 마을에 벽화 그리기 봉사를 접목했지만 기획상의 실수로 다들 기진맥진했다. 예상보다 벽화 조성 구간이 길었던 데다 폭염도 갑작스레 기승을 부렸던 탓에 매우 힘든 가운데 간신히 일을 끝마칠 수 있었다.

그야말로 ‘참혹’했던 기억으로 남아 있지만, 다시금 봉사에 나설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 역시 그로 인해 얻어지는 기쁨이다. 그는 “두루뭉술했던 아이디어를 구체화 시키고 원하는 활동으로 만들어내 많은 주민에게 즐거움을 안겨줬다고 느낄 때 뿌듯하다”고 했다.

위더스는 큰 규모에 걸맞게 조직을 상당히 세분화해 운영하고 있다. 행사기획국, 교육국, 지역사회국, 홍보국, 시정 참여, 그린 캠퍼스 등 큼직한 부서를 두고 그 아래에 또 여러 개의 세부 팀을 뒀다. 팀별로 적게는 5명, 많게는 20명이 배치돼 맡은 봉사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고 있다.

위더스 회장과 동명이인인 이용진(25) 회원은 지역사회국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텐덤 사이클’ 활동을 맡고 있다. 시각장애인은 하체 운동이 일반인보다 부족하다는 점에 착안해 매주 한 번씩 강변에서 함께 2인용 자전거를 타는 활동이다. 그는 “자신의 재능과 시간을 나눌 때 행복이 2배가 된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이 알고 실천하면 좋겠다”고 했다.



 
2019년 4월 지역사회국 발달장애인팀이 느티나무진주시장애인부모회 소속 20대 발달장애인과 1:1로 짝이 되어 산책을 진행한 모습.


김송연(25) 부회장은 발달장애인에게 정서 지원 활동을 하는 ‘도담도담’ 프로그램에 힘을 쏟고 있다. 발달장애인 1명당 위더스 팀원 1~2명이 붙어서 간단한 활동을 함께 한다. 함께 야외 나들이를 하러 가서 사진을 찍고 실내에서는 그림 그리기, 만들기 등을 진행한다.

“발달장애인과 허물 없이 지내며 함께 교감하는 게 참 좋아요. 방학 동안 잠시 활동을 쉬게 됐는데 얼마 전 함께 활동했던 발달장애인 한 명이 저희를 보고 싶다며 찾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참 뿌듯했지요. 얼른 다시 보러 가고 싶어요. 다시 만나러 갈 날이 기다려져요”

위더스 회원들은 자신이 속한 팀 활동을 주축으로 하되, 다른 활동의 경우도 단체 대화방에 봉사자 모집 공지가 올라오면 신청하는 방식으로 참여한다.

휴학 후 복학하는 시점에 좀 더 활동적이고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어 위더스에 가입한 유승연(25)회원은 매주 2회 정도 봉사에 나서고 있다. 가장 애착을 갖고 하는 활동은 진주 봉곡초등학생 봉사단 멘토링이다.

“지난 5월 비가 많이 오는 날 6학년 학생들과 명석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을 방문했던 때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어르신들과 색칠놀이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함께 이야기도 나눴는데 그 때 저희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났어요. 진주 시내에서 거리가 조금 있는 장소라 그런지 어린 친구들이 오니 분위기가 살아나서 어르신들이 굉장히 좋아하더라구요. 마칠 때쯤 다시 또 와달라고 말씀하시던데 그때가 가장 뿌듯했어요”



 
2019년 5월 교육국 봉곡초팀이 제3기 진주봉곡초등학교 자원봉사단과 함께 명석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에 방문해 어르신들과 함께 간단한 만들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모습.
2019년 5월 교육국 문해교육팀이 진주지역자활센터에서 참여 주민을 대상으로 한글 교육을 진행한 모습.


취업이 쉽지 않은 시대. 학점 관리부터 자격증 공부까지 스펙 관리에 매진하며 앞만 보고 달려야겠노라 마음먹은 대학생에겐 주변을 둘러보고 지역사회를 위해 앞장서려는 봉사단 활동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위더스에도 당장의 가시적인 성과만을 바라고 들어오는 학생도 있다. 대학 졸업을 위해 채워야 하는 봉사 시간만 딱 충족시키려는 목적을 가진 이들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 속내가 바로 보인다. 마음에서 우러나온 활동을 하는 회원들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다른 대학을 졸업하고 경상대로 편입하자마자 위더스에 들어와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이대형(25) 회원은 ‘스펙용 봉사자’와는 대척점에 있는 경우다.

그는 시험 기간에도 ‘그린 캠퍼스’라는 환경 관련 활동과 방과 후 아카데미 활동을 쉬지 않고 진행한다.

“시험도 물론 중요하지만 봉사활동도 중요해요. 저희가 안 나간다면 아이들 교육을 다른 분들이 맡아줘야 하는데 그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요. 힘들어도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학생들이 나서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요.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니까요”

봉사단이 이번 방학 기간 동안 가장 힘을 쏟은 활동 중 하나는 가좌주공 3단지 아파트 초등학생 멘토링인 ‘한빛’이다. 놀이터가 비고 아이들 웃음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접하고는 한걸음에 달려갔다.

단지 차원에서 맞벌이 세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방학 기간 평일 점심이면 ‘행복한 밥상’을 차려준다는 것에 착안에 아이들에게 ‘행복한 책상’을 만들어 주기로 했다. 매일 3시간씩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밝아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기쁨이 더 컸다. 농장 체험, 보드게임, 영화 감상, 드론 체험 등을 하며 엄지를 치켜세우는 모습에 겨울 방학에도 다시 만나자고 손가락을 걸게 됐다.

이 회장의 궁극적인 목표는 현재 하는 활동을 좀 더 체계적인 형태로 만드는 것이다. 진주를 벗어나 경남, 더 크게는 전국적으로 자신들의 활동이 모범 사례로 알려졌으면 하는 욕심도 있다.

“우리 활동을 보고 ‘어, 이런 활동 괜찮은데? 나도 한번 해볼까’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이 생겨났으면 해요. 위더스 슬로건인 ‘같이의 가치, 함께하는 우리’처럼 지역 사회에 관심과 사랑으로 동참하는 분들이 많아지면 참 뿌듯할 것 같아요”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좌측부터 김송연 부회장, 이지태 회원, 이용진 회원, 이용진 회장, 이대형 회원, 유승연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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