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여름은 정말 그렇게 더웠나
1994년 여름은 정말 그렇게 더웠나
  • 김지원
  • 승인 2019.08.2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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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더위가 이대로 지나가는 모양이다. 주초부터 가을비 같은 선선한 비가 내리고 기온이 뚝 떨어졌다. 최근 몇년간 여름마다 ‘역대 최고급’ 더위에 시달린 것에 비하면 큰 더위 없이 넘어가는 것 아닌가 싶다. ‘역대 최고’ 더위를 이야기 할 때면 드라마 속에서 종종 등장하는 ‘94년 더위’라는 것이 있었다. “94년 더위가 되풀이 되는거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는 여름마다 들을 수 있는 돌림노래였다. 도대체 94년에는 얼마나 더웠길래 그렇게 유명세를 타는지 그 때 그 시절을 들쳐보니 기록적인 폭염에 가뭄까지 겹쳐 연일 메말라가는 논밭의 사진과 함께 농민들의 하소연이 지면을 차지했다.

1994년에는 한낮기온이 33도를 넘는 폭염일수가 29일로 기록됐다. 7월 18일부터 31일까지 14일 동안 내리 열대야가 이어져 ‘잠못드는 여름밤’을 지새워야 했다. 진주지역 역대 최고 기온 38.9도가 이해 기록됐다. 밀양이 39.4도, 창원도 39도를 기록했다.

 
1994년 7월 가뭄기사
여기에 극심한 가뭄이 이어져 타들어가는 논밭에 물을 대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농민과 시군의 노력이 연일 보도됐다. 산청 경호강은 바닥이 드러나 돌바닥이 드러나 틈새 물웅덩이의 물 한방울이라도 논에 대려는 노력이 이어졌다. 가뭄은 7월말과 8월 초 찾아온 태풍 덕에 해갈 됐는데 1994년 7월 24일자 15면에는 ‘반가운 태풍 ‘월트’가 온다’ 라는 제목으로 태풍을 반기는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환영 받았던 태풍 월트는 생각보다 강수량이 적어 가뭄 해갈에 큰 도움을 못 줬다. 태풍이 일본에 상륙해 동해로 빠져나간 다음날 신문에는 ‘대책없는 재앙…올 농사 틀렸다’는 제목으로 논 3만 헥타르가 회복불능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천만 다행으로 월트에 뒤이어 찾아온 태풍 브랜던이 많은 비를 뿌리면서 봄부터 시작된 그해 가뭄은 완전 해갈됐다.

이렇게 역대급 더위로 기억된 ‘94년 더위’는 이제 2018년에 타이틀을 내줘야 할것 같다. 기상청이 올 초 발간한 ‘2018년 이상기후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해는 과거 경험하지 못한 한파를 기록하는가 하면 하루 최고 기온을 경신하는 등 유별난 날씨를 보였다. 지난해 8월 1일 강원도 홍천이 41도를 기록해 역대 최고 기온으로 기록됐다. 폭염일수는 전국 평균 31.4일로 평년기록 9.8일을 훌쩍 뛰어넘었다. 열대야는 평균 17.7일이 발생했고, 태풍 콩레이가 상륙해 뿌린 비로 강수량 최다 기록도 갈아 치웠다.


김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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