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규 변호사 “경찰과 민원인, 완충 역할 보람”
안병규 변호사 “경찰과 민원인, 완충 역할 보람”
  • 백지영
  • 승인 2019.08.2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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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경찰서 수사민원상담센터 상담

 

“곤란한 상황에서 어찌할 바 몰라 경찰서를 찾은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줄 수 있어 보람을 느낍니다.”

진주경찰서 별관에 위치한 민원실 입구 오른쪽에는 ‘수사민원상담센터’라고 적힌 긴 현수막이 하나 서 있다.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진주경찰서 방문객을 대상으로 진주변호사회가 진행하는 무료 법률상담 소개 플래카드다. 이날이 되면 민원실에서 긴장된 표정으로 자신의 상담 차례를 기다리는 민원인들의 모습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진주경찰서에 수사민원상담센터가 개설된 2016년부터 지금까지 상담센터 운영을 이끌어온 안병규(41·법무법인 더가람 대표) 변호사를 만나 그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진주변호사회 총무를 맡을 당시 경남지방경찰청 측에서 진주에도 센터를 운영했으면 좋겠다는 요청이 왔어요. 당시 진주에는 개업 변호사가 30명도 채 안 되던 상황이라 쉽지는 않았지만 좋은 취지라고 여겨 다른 변호사들을 설득해 9명이 시작하게 됐습니다”

3년이 지난 지금은 제도가 어느 정도 정착됐고 동참 변호사도 12명으로 늘어 예전보다는 상담이 한결 수월해졌다.

무료 상담센터는 주로 민사문제로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가 많다. 고소장 접수를 할 만한 사안이 아닌 부분도 많은데 이러한 내용을 경찰이 알려주고 납득시키기는 쉽지 않다.

“경찰관이 자세히 설명해줘도 ‘너희 귀찮아서 일 안 하려고 그러는 거 아니냐’는 오해를 하는 분들이 간혹 있어요. 그럴 때 저희와 상담을 하면 흥분한 분들도 진정케 해주는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양 측 사이에서 완충 작용을 하고 있다고 느낄 때 뿌듯합니다”

안 변호사는 이 활동을 하면서 왜 경찰이 ‘민중의 지팡이’라고 불리는지 알게 됐다고 했다. 당장 닥친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 물어볼 곳이 없는 사람들이 제일 먼저 찾는 장소가 경찰서이기 때문이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경찰서 상담 시간에 만난 정신질환자를 설득해 치료를 받게 했던 때를 꼽았다.

“정신건강심의위원 활동을 하며 다양한 사례를 접했어요. 그덕에 당시 만난 분께 필요한 건 경찰 관련 업무가 아니라 치료라는 사실을 알아챌 수 있었죠. 제 법률적 조언이 상담객에게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예기치 않은 부분에서 보람을 얻을 때도 많아요”

안 변호사는 아직도 시민들이 변호사 사무실 문턱을 넘는 것을 부담스럽게 여기는 경향이 많다고 했다.

서울에서는 사무장 등과 간단한 법률상담을 할 때는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집 근처 변호사 사무실에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가 궁금한 점을 묻고 가는 사람이 많은 것과 대조된다.

그래서 책임감이 더 무겁게 느껴진다고 했다. “삶의 위기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찾아오는 분께 작게나마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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