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정은 동네의 복덩이
다문화 가정은 동네의 복덩이
  • 경남일보
  • 승인 2019.09.01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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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제 (전 농림수산식품부 제2차관, 행정학박사)
하영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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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이르러 ‘인구절벽(demographic cliff)’ 또는 ‘지방소멸’이라는 말이 우리 사회에 많이 회자(膾炙)되고 있고, 이제는 별로 생소하게 들리지도 않는 것 같다. 그렇지만 특히 농어촌 지역의 자치단체 주민들은 속으로 걱정이 태산이다.

‘인구절벽’은 주지하다시피 미국의 경제학자 ‘해리 덴트(Harry Dent)‘가 2014년에 발간한 그의 책에서 제시한 개념으로서, 한 국가의 총 인구 중에서 생산가능 인구로 분류되는 15세부터 64세 비율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현상을 말하고 있다.

‘해리 덴트’는 2015년 10월 제16회 세계지식포럼에서 한국이 2018년경이 되면 인구절벽에 직면하여 경제적 침체를 겪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해외로부터 이민을 받아들이면서 출산장려와 육아지원 지원시책을 강력 실시할 것을 촉구한바 있다. 그의 주장이 현재 끝이 보이지 않고 있는 경기불황과 맞물리면서 어두운 그림자를 남기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작년 8월 13일 ‘한국의 지방소멸 2018’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그런데 이 보고서와 관련하여 우리가 심각하게 우려해야 할 사항은, 소멸지역이 농어촌 지역 뿐만 아니라 이제는 지방의 도청 소재지와 산업도시로 확산되는 양상이라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엄중한데도 정작 국가적 차원에서 우리나라 인구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면서 실효성 있는 장기 대책을 세우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 나라의 인구문제는 자치단체 차원에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다시 한번 다문화 가정과 외국인 산업 근로자들에 대하여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결혼에 대한 인식도 그간 많이 변화되었고 어른 세대들도 이제는 외국인 며느리와 사위에 대하여 거부감을 크게 갖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우리의 바로 이웃인 중국은 한족(漢族)을 비롯한 50여개 소수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고 미국은 말할 것도 없다. 이들은 넓은 영토에 인구도 많다. 이에 더하여 특히 다양한 인종들이 다양한 문화적 바탕 위에서, 풍부한 인적 자원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세계의 주도권을 쥐고 있지 않는가? 일본도 북해도 등지에 원주민들이 살고 있고, 우리나라도 가야국 허황후(許皇后)나 신라시대 처용(處容)의 이야기에서 보듯이 이미 다문화 가정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다문화 가정에 대해서는 이제 그들이 우리나라 국민 특히 당해 자치단체 입장에서는 지역 주민이 되었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차별을 받지 않도록 행정기관이나 동네 사람들이 먼저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야 하겠다. 지역의 인구 감소가 심각한데 그래도 동네에 아기 울음소리를 들려주는 집은 다문화 가정이 많은 편이다. 지역사회 입장에서는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이와 더불어 외국인 근로자들은 우리나라 산업 현장에서 이미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도시 근교의 하우스 영농 현장이나 축산 및 수산업 현장, 그리고 중소 제조업 현장 등에서는 이들이 없으면 조업을 중단해야 할 지경이다. 우리도 어려운 시절에 중동의 뜨거운 사막에서 밤에 횃불까지 밝히면서 열심히 일하여 외화를 벌어들이지 않았던가? 우리나라에서 힘든 일을 하고 있는 외국인 산업 근로자들의 얼굴에서 우리의 과거 모습을 찾을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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