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 어머니가 요양보호사님들에게 보내온 편지
하늘나라 어머니가 요양보호사님들에게 보내온 편지
  • 경남일보
  • 승인 2019.09.02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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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금태 (진주경찰서 경무과장)

요양보호사님들 보십시오.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나를 기억하시죠. 나는 님들 도움으로 하동과 사천의 ○○요양원과 요양병원에서 편히 지내다 지난 7월말 하늘나라로 이사온 84살 먹은 섬진댁입니다. 여기로 이사온지 시간이 조금 흘렀지만, 고마운 마음에 편지 한 장 보내게 되었습니다. 나 그 두곳에서 치매로 인해 계속 누워만 있으려니 욕창에 피부병으로 많이 아팠는데, 주사와 약 지어주신 의사, 간호사 선생님들 참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당신 요양보호사님들! 집중치료실이라는 중환자실 한켠의 우리옆 침대에서 거의 살다시피하면서 일상생활 뒤처리까지 해준 것 진심으로 고마웠습니다. 특히, 여러분들 일이 24시간 내내 힘들고 고달픈 일임에도 힘든 내색 없이 나와 비슷한 처지의 어른들을 성심성의껏 돌봐준 점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난 님들이 딸이나 며느리처럼 느껴질때가 많았고, 그 보살핌의 손길들에 믿음이 많이 갔습니다. 내 아들딸들은 직장생활 한다고 몸이 불편한 나를 믿음직한 님들에게 맡겼는데, 기대이상으로 잘 돌봐준 사람들이라고 자주 말하곤 했으며, 그 고마운 마음 계속 간직하고 있을 것입니다. 바쁘시지만, 잠시 지나간 내 인생이야기 조금 풀어 놓고 가고 싶네요. 내 나이 비슷한 부모세대들은 고생 안한 사람 어디 있겠소마는 수십년전 나는 생계를 위해 읍내시장에서 옥수수 뻥튀기와 생선 등을 떼다가 고무다라이를 머리에 이고 하루에 산을 두 개 정도 넘기는 예사로 산골 수십리 길을 걸어 행상을 하였습니다. 그땐 돈보다 보리, 쌀 등 곡식으로 바꿔오기도 하면서 어린 자녀들을 키웠습니다. 시간이 흘러 자녀들이 성인이 되고 정착하면서 내 나이 70살 즈음에 그들의 권유로 집에 몇 년 쉬다보니 몇 년 지나지 않아서 예기치 않은 치매라는 병이 찾아와 자주넘어지고, 차로에 다녀 위험해져서 님들이 있는 요양원에서 지내게 된 것입니다. 한 5년 병치레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세상과 이별을 하기전 집중치료실에서 호스를 통해 죽으로 연명할 때 밤잠 설쳐가며 돌봐준 요양보호사님들입니다. 몸이 불편한 노인들을 친부모 이상으로 공경하고 돌봐주는 요양보호사님들은 자식들이 할 효도를 대신하는 소명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나는 생각하고 또 한번 칭찬해 드리고 싶습니다. 바쁜 와중에도 요양보호사님 본인들 건강도 잘 챙기시고 행복하게 사는 것 지켜보겠습니다. 내 둘째 아들 손에 쓰여진 이 편지 읽고 힘내시고… 우리 천국에서 다시 만납시다. 감사합니다.

2019 가을 어느날. 하늘나라에서 섬진댁 올림.

 

박금태 (진주경찰서 경무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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