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장군이 중국 교수를 감화시키다
이순신 장군이 중국 교수를 감화시키다
  • 박도준
  • 승인 2019.09.0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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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도준(지역부장)
박도준기자
박도준기자

우리가 들이마시는 공기와 물은 너무 흔해 그 중요성을 알지 못하다가 미세먼지나 수돗물사태 등이 발생하면 그때서야 깨닫는다. 이와 마찬가지로 이순신 장군에 대해 너무 많이 듣고 보다보니 부지불식간 잊고 사는 경우가 많다.

지발위의 지원을 받아 남해안 해안경관도로 취재차 남해안의 도로를 따라 취재하고 있는 중이다. 국토교통부가 선정한 남해안 ‘숨은 보석’ 해안경관도로 15선은 경남 거제에서 전남 고흥까지 해안을 따라 바다를 안고 굽이굽이 이어진 253.7㎞의 길이다. 모두 이순신 장군의 숨결이 스며있는 해안지역지만 그냥 지나친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가 얼마 전 이순신 장군과 관련된 유튜브를 보고 장군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중국의 명문대학원인 장강경영대학원 장웨이린 교수는 이순신 장군을 접하고는 고구려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편입시키려는 동북공정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전장의 이슬로 사라진 장군이 중국 대학원의 교수를 감화시켜 역사 왜곡에서 손을 떼게 한 것이다.

사실 이순신 장군에 대한 평가는 수도 없이 많다. 이순신 장군에게 전패를 당했던 와키자카 야스하루는 ‘가장 숭상하는 사람도, 죽이고 싶은 사람도 이순신’이라는 평가했으며, 영국 해군 제독이자 해전사연구가인 G. A 발라드의 ‘넬슨, 블레이크, 장 바르라 할지라도 이순신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는 없었다’고 평가했다.

장웨이린 교수가 쓴 ‘이순신에 대한 평가와 고백’을 통해 그가 왜 감화를 받았는지 요약해 본다.

‘조선의 역사에 관심이 없다가 일본 교수의 학술연구회에서 거북선을 처음보고 놀라 책 7권을 하루 만에 다 읽고 가슴 벅참을 느꼈다. 강의실에서 학생들에게 서양과 일본에게 전쟁에서 패한 청나라를 구할 수 있는 위인이 있다면 누구일까라고 물었다. ‘항우’, ‘제갈공명’, ‘손자’, ‘관우’…. 나는 조선 수군장수 ‘이순신’이다고 말했다. 그는 5000명도 안되는 군사와 50척도 안 되는 함대를 이끌고 40만 왜군과 1300대의 일본함대와 맞서 싸워 단 한 번의 패배도 없이 모두 승리하여 조선을 구했다. 당시 동아시아 최강의 전력을 갖추고 있는 일본군을 상대로 어부와 농민들을 단 1년 만에 훈련시켜 일본군과 맞서 이길 수 있는 군대를 만들었기 때문에 그는 위대하다. 거북선을 보라, 누가 이 배가 400여 년 전에 만들어졌다고 믿겠는가? 여러분들은 눈을 떠야한다. 1시간 정도 더 ‘이순신’에 대한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강의를 끝마쳤을 때 난 처음으로 전 학생들이 일어나며 기립 박수를 받았다. 어떤 학생들은 눈물을 흘리기까지….’

그가 쓴 ‘이순신에 대한 평가와 고백’은 400여 년 전 거북선을 만들고, 어부와 농부들을 훈련시켜 정예부대로 만들었으며, 왜군과 싸워 백전백승했다는 요지이다. 거북선을 만든 창의성, 백성들을 막강 군인으로 만든 지도력, 지형지물을 활용한 주도면밀한 전략, 나라와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에 감화를 받은 모양이다.

그는 사학자가 후세 사람들에게 해서는 안 되는 두 가지 부끄러움이 있다고 말한다. 하나는, 히틀러가 200만 유대인을 죽인 것보다 그 역사를 감추며 숨기는 것이고, 또 하나는, 진정한 위인을 알아보지 못하고 찾지 못하는 것이라고…. 그는 사학자의 양심에서 이런 위인이 있는 민족을 중국역사로 편입할 수 없다며 중국의 역사 왜곡정책인 동북공정에서 손을 뗐다.

이 덕목들은 필히 지도자들이 갖춰야 할 기본이다. 이 시대에 진정 이런 지도자는 없는가. 이순신 장군 어록 중에 “나는 이 바다에 수많은 부하와 백성을 묻었다…. 할 수만 있다면 내 목숨과 바꾸어서라도 그들을 살릴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었다” 라는 말이 지도자의 인성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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