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상처…지워지지 않는 기억
소나무의 상처…지워지지 않는 기억
  • 최창민
  • 승인 2019.09.09 1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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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송진재취 소나무 수탈
산림과학원, 피해목 분포지도 제작
전국 43곳…경남 진주 월아산 등 6곳
진주 월아산, 하동 송림 등 일제강점기 송탄유 생산을 위해 송진을 채취하느라 소나무를 V자로 판 흔적이 남은 피해목 분포 지도가 제작됐다.

송탄유는 소나무에 V자형 상처를 내 이곳에서 나온 송진을 받아 끓여 만들었는데, 소나무에 남겨진 일제 강점기의 아픈 상처라고 할수 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2017년부터 2년간 문헌 조사, 시민 제보, 현장 조사 등을 거쳐 ‘전국 송진 채취 피해 소나무 분포 지도’를 작성했다고 9일 밝혔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피해지역은 43개소로 경북이 11곳으로 가장 많고, 강원이 10곳, 경남이 6곳으로 세번째 많다. 뒤이어 충남 5곳 충북 4곳 전북 4곳 등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이 중 21곳의 나무를 대상으로 피해 상태를 확인했다.

경남의 경우 진주 월아산, 밀양 표충사, 사천 다솔사, 하동 섬진강변 송림 및 쌍계사 뒷산, 합천 해인사, 함양 등 6곳이다.

이중 합천해인사가 가장 많은 수탈지로 꼽힌다. 하지만 일제강점기가 70년이 지났기 때문에 당시 일제가 수탈한 것인지에 관해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월아산 전역에는 송진을 빼간 흔적이 보이기도 하지만 돌탑이 있는 특정지역에 집중적으로 목격된다. 피해목들은 비교적 피해가 작아 상처가 많이 덮인 나무들도 있고 일부는 흉물스럽게 남은 곳도 있다.

채취부위는 약 25~30cm높이로 산의 경사면 아래쪽에 V자모양의 홈을 나무의 반둘레에 걸쳐 파낸 모양으로 나 있다.

피해목의 추정수령은 약 60~100년이지만 나무의 직경이 작은 것은 상처로 인해 제대로 자라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동 섬진강 변 송림과 쌍계사 뒷산 고목에서도 피해목이 발견된다.

송진 채취 피해 소나무들은 V자 상흔이 최대 1.2m 높이까지 남아 있었으며, 지역별 피해 정도는 전북 남원, 충북 제천, 강원 평창 지역의 소나무들에서 가장 넓고 긴 채취 흔적이 나타나 피해 상태가 가장 컸다. 송진 채취 피해목의 건강 상태는 다행히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일제강점기 말기(1941∼1945)에 한반도 전역에서 송진을 강제로 채취하여 송탄유를 확보했는데, 송진 채취를 위한 가해 부분의 높이는 최대 1.2m높이까지 깊은 상흔이 남아 있다. 1933∼1943년까지 모두 9539t의 송진을 수탈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경남 합천, 인천시 강화 석모도 일대에서 추가 정밀 연륜 조사를 하고 있다.

최창민기자 cchangmin@gnnews.co.kr

 
일제의 소나무 송진수탈흔적

 
송진수탈 피해목 분포지도. 경남지역은 6곳으로 전국에서 세번째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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