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 민심(民心)을 깨우다
두 얼굴, 민심(民心)을 깨우다
  • 경남일보
  • 승인 2019.09.1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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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완(칼럼니스트)
조국씨는 법무부장관이 됐는데,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후 한 달 동안 그와 그 가족은 만신창이가 되었다. 그가 몸담아 온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생들은 ‘사퇴하라(84% 찬성)’는 성명서를, 모교인 서울대 학보설문조사에서도 임명을 반대(74%)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대통령은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 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며 “검찰은 검찰 일을, 장관은 장관 일을 하면 된다.”면서 그를 법무장관에 임명했다.

그의 한 얼굴 즉, 청문회 전 그는 ‘정의·공정’이라는 문재인정부의 핵심 철학을 안고 촛불정신의 바탕 위에 10년을 미뤄온 ‘검찰개혁’의 중심에 서 있었고, 그의 소셜미디어(SNS) 등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사회정의를 위한 바른 말과 정신으로 꽉 차 있었다. 그래서 검사출신이 아닌 사람이 사법개혁을 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했던 것이다.

그런데 또 한 얼굴은 언론보도 등을 통해 만천하가 알고 있듯 그의 딸이 부모가 만들어 준 스펙과 장학금까지 싹쓸이 했다는 논란, 의학 논문 제1 저자는 대한병리학회에서 부적합판정으로 논문 취소 결정, KIST와 동양대의 인턴 증명서와 표창장의 위조문제, 가족 사모펀드 의혹, 동양대총장의 “딸이 받은 총장 표창장을 총장이 아내에게 위임해 준 것으로 해 달라.”고 거짓 증언을 요구했다 등은 검찰에서 조사 중이니 진위가 가려질 것이다.

다행인 것은 한 사람에 두 얼굴이 교차되어 이 정권의 위선(僞善)이 드러나 잠들었던 민심(民心)을 깨웠으니 소탐대실(小貪大失)이다. 그와 그 가족의 위선·부도덕·불법 의혹 등, 다시 말해 합리적인 척, 정의로운 척하는 사람이 속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국민들이 알아버렸다. 뿐만 아니라, 적폐청산의 선봉장이요 이 정권에서 임명한 검찰총장이 후보자관련 수사를 하자 ‘정치검찰’운운하며 반대편으로 몰아 이정권의 ‘정의·공정’은 ‘내로남불’인 것 같다.

검찰청법(법률 제1179호) 제14조는 “법무부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 감독한다.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 한다.”로 되어있다. 현 상황관련 검찰이 검찰 일을 하면 장관이 장관 일을 할 수 없고, 장관이 장관 일을 하면 검찰이 검찰 일을 할 수 없다. 만약 수사 결과가 무혐의시 어느 누가 믿겠는가. “검찰은 미쳐 날뛰는 늑대, 검사들 다 그만둬도 문제없다”고 비난한 정권의 정서를 보면 무슨 일이든 할 것 같다.

준연동형 비례제가 도입된다면 내년총선에서 여당연합이 유리할 것이다. 정기국회는 물론이고, 선거법 개정이 실제 상황에 접어들면 국회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 북한에 조롱당하면서 ‘함박도’의 주인조차 모르는 국방태세, 한·미 동맹은 흔들리고 외교·안보는 고립무원 상태다. 중국도 일본도 국익을 위해 대립각을 세운지 오래되었고, 이 정권 들어 쉼 없이 가라앉은 경제는 장기 불황의 문턱까지 와버렸다. 안보·외교·경제 등이 총체적 난국이다.

전 국민이 똘똘 뭉쳐 국력을 결집해도 이 난국을 헤쳐 나가기 어렵다. 수신제가(修身齊家)에 못 미친 사람이 치국(治國) 그것도 가장 정의로운 법무부장관에 앉아 있다면 민심은 요동칠 것이다. 소통·평등·공정·정의를 약속하고 출범한 정권이 편 가르기로 ‘자기들만을 위한 나라’로 가겠다는 것은 민의(民意)를 읽지 못한 처사다. 민심은 천심이고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 참담한 현실을 말없는 민심이 지켜보고 있음을 되새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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