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차(車)보다 사람이 먼저다
[기고] 차(車)보다 사람이 먼저다
  • 경남일보
  • 승인 2019.09.2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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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덕(합천경찰서 대병파출소 경위)
 
유럽 등 교통선진국에서는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서 보행자가 대기하고 있으면 대다수의 운전자가 멈춰 선다고 한다. 한 지인은 ‘캐나다에서는 보행자가 횡단보도에 도착하기 전부터 차들이 속도를 줄이기 시작한다’고 말해줬다.

보행자를 배려하는 자세로, 차보다 사람을 우선시 하는 교통문화가 오래전부터 정책됐기 때문이다.

그럼 우리나라는 어떨까. 제도와 법이 강화되고 경찰을 비롯해 민관이 함께하는 많은 교통 캠페인 덕에 예전에 비해 운전자들의 교통안전의식이 많이 향상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 사회 전반에는 차량우선의 교통문화가 형성돼 상대적으로 사람에 대한 배려가 미흡하다.

녹색신호에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 보행자들이 있는데도 무슨 그리도 바쁜 일이 있는지 보행자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는 운전자, 불법 주차된 차량 사이에서 갑자기 학생이 뛰어나왔다고 막무가내로 욕설부터 하는 운전자, 단속카메라가 없으면 스쿨존에서도 가속을 하는 운전자 등등.

운전자들의 배려심이 아쉽다.

‘사람이 우선입니까. 자동차가 우선입니까’라고 물으면 운전자 중 열에 아홉은 ‘사람이 우선입니다’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핸들’을 잡는 순간 ‘사람’보다 ‘차’가 우선이 되어버리는 것 같다. 골목길 도로에서 사람이 가운데로 걸어가면 여유를 가지고 보행자가 비껴주길 기다려 주지 않고 ‘빵빵’하고 경적부터 울린다.

‘사람중심’이 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모든 것은 하루아침에 달라지지 않는다. 우선 운전면허를 취득할 때부터 보행자를 배려하고 우선하는 교통안전문화에 대한 확실한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더 나아가 학교에서도 교통안전문화를 배우게 해야 한다.

보행자를 내 가족처럼 생각하며 배려하고 양보해줘야 한다. 경찰을 비롯해 모든 국민이 힘을 합쳐 사람 중심의 교통문화 정착에 앞장서자. 누굴 위해서가 아니다. 나를 위하고 우리 모두를 위해서이다. 제도나 법보다 운전자들의 의식이 중요하고 그것을 생활화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노래가사가 있다.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이 당연히 ‘차’보다 우선이다. 사람이 보이면 일단 멈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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