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경제이야기] ‘디자인 싱킹’
[김흥길 경제이야기] ‘디자인 싱킹’
  • 경남일보
  • 승인 2019.09.2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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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대학교 명예교수

 

 


비즈니스 위크, 월스트리트저널 등 경영 경제 관련 전문지들은 최근 세계 유수의 비즈니스 스쿨(경영대학원)이 ‘디자인 싱킹’(Design Thinking) 과정을 도입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세계 기업들 또한 이 ‘디자인 싱킹’에 주목하고 있다. 디자인 싱킹에 주목하는 기업들이 많지만 실제로 어떻게 도입하면 좋을지, 디자인 싱킹을 도입하기 위해 무엇부터 해야 할지를 몰라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디자인 싱킹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제 자체에 집중하기보다, 최종 소비자가 경험하게 될 해결책을 중심으로 사고하는 과정을 뜻하는 용어이다. 따라서 비즈니스 환경을 변화시킬 새로운 개념인 셈이다. 디자인 싱킹은 원래 미국의 디자인컨설팅 회사인 아이디오(IDEO)의 CEO 팀 브라운(Tim Brown)이 새로운 제품개발 방법으로 제창한 개념으로 2008년 6월 하버드비즈니스 리뷰에 그의 기사가 게재되면서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팀 브라운은 “디자인 싱킹이란 소비자들이 가치 있게 평가하고 시장의 기회를 이용할 수 있으며 기술적으로 가능한 비즈니스 전략에 대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디자이너의 감수성과 작업방식을 이용하는 사고방식이다”라고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디자이너는 어떤 문제에 대하여 광범위하면서 엉뚱하기까지 한 다양한 대안을 찾는 확산적 사고와 선택된 대안을 현실에 맞게 다듬는 수렴적 사고를 반복 사용함으로써, 문제에 관해 분석적으로 사고할 뿐만 아니라, 논리적 연관성을 뛰어넘는 직관적 사고를 하는 등 통합적으로 사고한다는 것이다. 그는 여기에다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해 추가적으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첫째, 관찰과 공감, 협력의 과정을 통하여 영감을 얻는 Inspiration, 둘째, 통합적 사고- 확산과 수렴- 를 통해서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얻는 Ideation, 셋째, 프로토타입(Prototype-시제품)을 만들어 테스트하고, 실패하고 개선하는 것을 반복하여 최선의 답을 얻는 Implementation 등 세 개의 “I”를 이용하는 것이다.

예컨대, 실제 소비자가 빨래하는 환경을 관찰하고 그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과정을 통해서 세제나 세탁기를 개발하는 공감 도구, 많은 가능성을 찾는 확산적 사고 방법과 그 사이에서 필요한 것을 추려내는 수렴적 사고를 통해서 혁신을 이루는 통합적 사고 방법론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의 필요에 공감하고 대중이 모르는 잠재적 욕구를 발굴하여 프로토타입까지 만들어보는 과정을 말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겪는 불편함을 인간 중심 관점으로 찾아내 해결하기 때문에 창의적 문제해결 방법론으로 불린다. 그래서 교육현장에서는 혁신적 교육프로그램으로 활발하게 활용되는 한편, 산업현장에서는 여러 가지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각광을 받게 된 것이다.

디자인 싱킹이 주목받는 이유는 기술 발전에 의한 급속한 사회 환경의 변화 가운데 지금까지 상식으로 알려진 방법론이나 가치관이 신규 비즈니스나 서비스에 맞지 않게 되었다는 데 있다. 즉 지금까지의 상식을 파괴하는 이노베이션을 통해 새로운 시장의 존재나 유저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것이 기업에게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혁신이라고 하면 얼마나 굉장한 기술이나 제품을 혁신할 것인지에만 주목하다보니 정작 사용자는 망각하는 일이 많았다. 사용자와 기술을 연결한다는 관점에서 혁신을 추구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주목받는 것이 바로 디자인 싱킹인 것이다.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빅(1989)’에서 어른이 되고 싶어 한 주인공 12살짜리 소년은 어느 날 갑자기 30살 어른으로 성장하게 된다. 그는 운 좋게 어린이 장난감 회사에 취직하게 되고 임원회의에도 참석하게 된다. 한 임원이 새로 개발한 장난감에 대해 얼마나 멋지고 좋은지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을 한다. 그리고는 이 장난감이 얼마나 많이 팔릴지 매출액 추정치까지 설명을 한다. 그러자 몸만 어른인 주인공 소년이 손을 들어 다음과 같이 문제 제기를 한다. “그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 무슨 재미가 있나요?” 이처럼 사람들은 종종 문제의 본질이나 핵심을 놓치고 살아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예컨대, ‘우리가 왜 매일 일을 하는지’, ‘내가 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이 문제를 내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맞는지’ 등과 같은 물음을 제기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디자인 싱킹을 성공적으로 활용하는 기업들은 무엇보다 ‘사용자 중심’에서 모든 아이디어를 시작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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