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예술제 어제와 오늘[15] 되짚어 보는 창제 취지문
개천예술제 어제와 오늘[15] 되짚어 보는 창제 취지문
  • 박성민
  • 승인 2019.10.07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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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꽃이 피는 것 우주의 섭리”

설창수 시인 작성한 창제취지문
감격적인 한 편의 시에 가까워
대중화·독립·예술봉헌이 핵심
제1회 개천예술제는 영남예술제라는 이름으로 1949년 11월 22일(음력 10월 3일) 오전 10시 창렬사에서 올린 서제를 시작으로 26일까지 5일간 개최되었다.

주최는 전국문화단체총연합회 진주지구 특별지부가 했고 후원은 경남도 교육국이 했다. 이듬해엔 6.25 전란이 일어나 치르지 못하게 되어 제2회 예술제는 1951년으로 순연되었고 1979년에는 10·26으로 인해 치르지 못했다.

이 두 해의 궐제(闕祭)가 예술제 역사상 가장 뼈아픈 일로 기록되고 있다. 이 뼈아픔 말고도 글과 말로 다할 수 없는 신고의 비바람이 몰아쳤으나 이를 잘 견디고 건너서 올해로 69회를 맞았다.

창시자 설창수 시인이 작성한 제1회 개천예술제 취지문은 감격적인 한 편의 시에 가깝다.

“여기 독립된 1주년을 기리 아로 새기고 엄연하게 되살아난 겨레의 아우성과 마음의 노래와 그 꽃의 일대 성전을 사도 진주에 이룩하여 전 영남의 정성으로 개천의 제단 앞에 삼가히 받들기를 뜻하는 바이다”로 끝을 맺고 있다.

전체 문맥을 보면 취지는 세 가닥으로 집약할 수 있다. 예술의 대중화, 독립을 기림, 개천제단에 예술을 봉헌함 등이다. 이는 곧 독립을 기리면서 개국성조 제단에 감사히 예술을 봉헌한다는 뜻이다. 독립을 유지시키는 데는 예술의 자유·대중화가 필요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이 예술제를 개최한다는 것이다.

창제 취지문은 다음과 같다.

하늘과 땅이 있는 곳에 꽃이 피는 것과 같이 인류의 역사가 있는 곳에 문화의 꽃이 피는 것은 아름다운 우주의 섭리가 아닐 수 없다.

예술은 문화의 또 한 겹 그윽한 꽃이요, 예술이 없는 세기에는 향기와 참다운 인간 정신의 결실이 없는 것이다.

한 때 예술이란 권력자를 위하여 궁정 속의 비원에 피는 꽃인 줄만 알았으나 온전한 예술이란 사람의 목숨과 같이 영원히 자유롭고 대중적인 것이다.

기름지고 오랜 땅 위에 커다란 꽃송이가 피어나듯이 힘차고 참다운 마음 위에서만 위대한 예술은 꽃피는 것이다.

포학의 모진 겨울에서 해방된 우리 겨레의 목숨위에 그 깊숙한 서라벌의 예술적 피는 바야흐로 꿈틀거리며 새로운 백화난만을 설계하고 있다.

여기 독립된 1주년을 기리 아로 새기고 엄연하게 되살아난 겨레의 아우성과 마음의 노래와 그 꽃의 일대 성전을 사도 진주에 이룩하여 젊은 전 영남의 정신으로 개천의 제단 앞에 삼가히 받들기를 뜻하는 바이다.

박성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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