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말 교육, 제2의 독립운동하는 심정입니다”
“토박이말 교육, 제2의 독립운동하는 심정입니다”
  • 임명진
  • 승인 2019.10.07 21:0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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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 (사)토박이말바라기 맡음빛(상임이사)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제2의 독립운동 하는 심정으로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토박이말 보급 확산에 앞장서고 있는 이창수(48·진주 신진초 교사)씨의 각오는 남달랐다. 그는 1998년 교직에 입문한 뒤 줄곧 학생들에게 토박이말을 가르치고 있다.

멋진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첫 해, 교단에 선 그는 아이들이 정작 수업시간만 되면 풀이 죽고, 기운이 없어하는 모습을 보고서 원인을 찾는데 몰두했다.

“원인을 찾아보니 정말 의외의 문제에 봉착했습니다. 교과서의 단어가 아이들에게는 너무 어려웠던 겁니다”

교과서에서 사용하는 단어는 일본식 한자어부터 외래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많았다.

“모르는 이야기를 계속 들어야 하니깐 아이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수업시간이 재미가 없어지는 겁니다. 그래서 언제부터 우리 교과서에 일본식 한자어가 많아졌는지 연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해방 직후 우리 교육계는 순우리말을 교과서에 많이 반영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다시 일본식 한자어와 외래어가 넘쳐나기 시작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가령 초등교과서에 자주 등장하는 직선, 곡선, 도형, 광성, 행성 등의 단어가 그렇다. 토박이말로는 곧은금, 별똥별 등의 순박한 단어로 대체가능하다.

그는 “교육의 목적이 아이들에게 배우는 즐거움을 주자는 건데, 정작 학교에서 그런 행복을 빼앗아가는 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두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2014년 뜻있는 이들과 힘을 합쳐 진주에서 (사)토박이말 바라기가 창단됐다. 이후부터 토박이말 교육 자료를 만들고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며 보급에 열을 올렸다.

그 노력의 결과, 지금은 많은 학교에서 호응을 보내주고 있다. 전국에서도 토박이말 교육이 진주가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이씨는 “진주는 예부터 진주성 전투, 형평운동, 민주화운동, 소년운동 등 역사의 굵직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 그런 것들이 진주정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진주정신이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이 높고, 토박이말 교육에도 높은 호응을 보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 역시 현직교사로 근무하면서 국어교육학 박사학위를 따며 전문적 지식을 갖추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그는 토박이말 교육이 한국인의 정체성을 갖게 하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나아갈 길은 멀지만 그는 그래도 조금씩 희망을 본다고 했다.

“지금 일본식 한자어가 많이 사용되는 것을 보면 아직 우리가 독립을 했다는 말을 쓰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말속에 민족의 정체성이 나와 있듯이 토박이말을 살리고 지켜나가는 일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이창수 (사)토박이말바라기 맡음빛(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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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희 2019-10-10 13:54:29
아이들을 위한 값진 생각과 마음으로 열심히 걸어오신
그 걸음이 헛되지 않게 토박이말을 널리 부려쓰는 바라기로 거듭 나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

권회선 2019-10-09 12:29:08
예. 먹고 사는것도 중요하지만 정말 중요한것이 말이고 말이 우리의 얼이지요..대단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