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포천 습지 걸으며 생동감 넘치는 가을빛 담다
화포천 습지 걸으며 생동감 넘치는 가을빛 담다
  • 경남일보
  • 승인 2019.10.1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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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진영 화포천 아우름길
가을산책 안성맞춤·오감 만족
가을은 산책하기 좋은 계절이다. 바람과 햇살, 낙엽의 고운 빛깔이 더욱 그윽해지기 때문이다.

김해 진영의 화포천 아우름길은 자연을 벗 삼아 가을산책을 나서기에 안성맞춤이다. 가을의 내음이 주변 곳곳에 퍼져있어 오감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아우름길은 1코스 봉화 화포길에서 7코스 만남길까지 국내 최대 하천형 배후습지 화포천을 따라 생명을 만나는 14.3km를 아우르는 탐방로이다.

한림정역~국궁장~갈대집~생태학습관~넓은 뜰길에 이르는 비교적 단시간에 굵고 단단하게 담아볼 수 있는 구간으로 향했다.

한림정역에 내리면 아우름길로 가는 안내 표지판이 꼼꼼히 그림으로 안내하고 있다. 한림면은 작은 시골처럼 인적이 드물었다. 가끔 오래된 식당만이 정적을 깨우며 삶의 풍경을 그렸다.

정방리 갈대집 가기 전에는 우리나라 전통무예 국궁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김해봉화정이 있다. 잠시 예를 배우고 익혀 심신을 수련하는 기예가 느껴지는 국궁의 매력에 빠져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국궁장을 빠져나와 영강사로 향했다. 아담한 목장과 함께 이색 가옥이 보인다. 물억새를 엮어 지붕으로 만든 한림면 장방리 갈대집이다.

유일하게 남아있는 억새 가옥으로 경남 문화재 자료 제421호로 지정돼 있다. 소담스럽게 담아 더욱 소박하다. 멀리 화포천의 풍경이 드러난다. 잠시 포근한 시골집에 머문 것처럼 따뜻함을 품어주었다. 굴다리를 지나면 화포천 버들길이 지척이다.

가을의 전설처럼 은빛 물결이 여기저기 춤을 추듯 일렁인다. 잘 닦인 산책로는 걷기에 좋을 뿐 만 아니라 자연의 신비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억새는 지천에 늘렸다.

가을은 풀벌레 소리가 요란하다. 습지에 사는 생명들이 꿈틀 되는 감촉의 부드러움이 느껴온다.

시원한 바람결에 스쳐 지나간 자리에 화포천의 생명들이 깨어난다. 화포천은 아이들에게는 좋은 자연교육의 장소다. 중간중간 화포천의 모습과 설명을 곁들어 놓은 안내 푯말은 살아있는 교과서다. 자연의 후각은 언제나 달콤하다. 돌계단을 지나 넓은 쉼터에서 잠시 자연에 기댄다.

적막하지만 가만히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리면 너무 좋은 오감의 빛깔로 스며든다.

고라니교를 지나 수달교에서 내다보니 작은 새들이 유유히 헤엄치는 광경이 평화롭다. 넓은 둑길로 가는 곳에 황금빛으로 물든 들녘은 그 어느 때보다 잔잔하고 풍성한 가을을 선사했다.

황새 봉순이의 인공둥지를 지나 화포천 습지 생태학습관에 이르니 생태해설사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는 아이들의 표정이 진지하고 해맑아 보였다.

화포천의 생명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생태학습관은 다양한 체험공간에서 화포천이 만들어지는 과정부터 습지와 자연의 소중한 가치를 배울 수 있어 화포천을 찾는 첫 방문객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

다시 왔던 둑길을 지나면 어은마을로 가는 4코스 넓은뜰길이다. 잔잔한 수면에 비친 한 그루의 왕버들은 마치 물 아래에 색다른 수채화를 담아냈다.

특히 이곳은 새벽시간 때에 오면 물안개가 장관이다. 가는 길마다 색다른 별세계를 보여주는 화포천은 생동감 있게 신비함으로 스며들었다.

생명이 숨 쉬는 화포천의 가을은 또 다른 길을 인도한다. 은빛 물결의 물억새 사이로 풀벌레와 기차가 지나간 소리에 귀를 울릴 때마다 짙은 가을로 머금었다.

/강상도 시민기자

※본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김해 진영 화포천 아우름길에 홀로 서 있는 왕버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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