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기문 함양 재해구호물류센터장
[인터뷰]이기문 함양 재해구호물류센터장
  • 정희성
  • 승인 2019.10.1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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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민 보살피는 것이 우리 책무”

2011년 우면산 산사태, 2014년 세월호 사고, 2017년 포항 지진 등과 같이 대규모 재난·재해가 발생하면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는다.

이기문(45) 함양 재해구호물류센터장(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남부 지사장 직무대행)은 이들을 위해 구호품을 준비하고, 이를 재난현장으로 신속히 전달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하고 있다.

이기문 센터장은 지난 1일 태풍 ‘미탁’의 북상 때에도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고 한다. 피해가 발생하면 곧바로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구호물을 보내줘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4년에 완공한 함양 재해구호물류센터는 충청·경상·전라·제주 등 전국 108개 지자체의 재해구호 활동을 위한 구호품을 관리하고 있다.

물류센터는 지난해 기준 임시주거용 조립주택 42동, 지방자치단체의 위탁용품 3만 7117점, 협회용 응급구호품 3709점, 의연품 5만 394점 등을 보관하고 있다. 단순히 보관만 하는 게 아니다. 구호물품이 부족하면 지자체의 의뢰를 받아 직접 제작하고, 재해가 발생하면 구호현장에 신속하게 뿌려준다.

이기문 센터장은 “행정안전부에서 매년 각 지자체의 구호물품 비축 기준을 정해준다. 그 수요를 조사하고, 모자라는 것은 제작을 한다”고 설명했다.

재해구호물류센터는 대기업의 후원이나 국민들의 성금으로 운영된다. 그렇기 때문에 단 한 푼도 허투루 쓸 수 없다. 이에 이기문 센터장은 구호품물 하나를 제작할 때도 정성을 쏟는다.

그는 재해 현장의 구호활동이 길어질 경우 현장 최일선에서 활약하기도 한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사고 때는 세탁구호활동을 위해 한 달 넘게 팽목항 현장에 기거했다고 한다. 이 센터장은 “현장에 주둔하며 이재민들의 즉각적인 수요를 파악하고, 뜻있는 기업들과 지원 여부를 논의하기도 한다”고 했다.

그는 “사고가 마무리되고, 이재민들이 ‘감사했다’는 전화를 할 때도 있는데, 그 때 보람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고 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기상예보부터 체크한다는 이 센터장은 태풍 소식을 들으면 가장 신경이 쓰인다고 했다. 이 센터장은 “태풍이 오거나 집중호우 기간은 말 그대로 비상”이라며 “큰 피해 없이 지나가길 기도한다”고 했다.

이 센터장은 “재해구호 현장에도 트렌드가 있다”며 “대형 재해 현장에 시민단체의 ‘밥차’가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취사구호세트의 수요가 적어지는 것이 대표적이다. 소득 수준이 많이 높아지면서 눈높이도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예전에는 그저 ‘주는 것’ 자체에 감사해 했다면, 지금은 구호품의 질적인 부분도 많이 따진다. 이재민들을 보살피는 게 우리 역할인 만큼, 더 신경 쓸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안병명기자

이기문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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