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초심을 다시 새기는 경남일보로 거듭 나겠습니다
[사설]초심을 다시 새기는 경남일보로 거듭 나겠습니다
  • 경남일보
  • 승인 2019.10.1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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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일보가 오늘로 창간 110돌을 맞았습니다. 한 세기에 10년이 더된 긴 세월입니다. 경남일보는 1909년 10월 15일 창간된 이래 강산이 무려 11번이나 변하는 장구한 세월 속에서 온갖 풍상을 겪었습니다. 구한말 외세의 침략으로 국권(國權)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했을 때 탄생했습니다. 나라의 운명이 풍전등화인 위기 상황에서 경남일보는 ‘민지개발(民智開發)’과 ‘실업장려(實業奬勵)’라는 기치를 내걸며 출발했습니다.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오늘을 목 놓아 통곡한다)’으로 나라 잃은 슬픔을 울부짖던 위암 장지연 선생을 초대 주필로 초빙, 정론의 뜨거운 깃발을 올렸습니다. 경남일보는 교육을 통해 지식수준을 높여 우매했던 지방민을 깨우치고, 공업, 농업, 상업 등 실업을 장려해 나라의 힘을 길려 국권 회복을 꾀하는데 그 밀알의 역할을 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사그라지는 민족 자존과 긍지, 혼을 일깨우고자도 했습니다.



자부심과 회한이 혼재했던 110년


하지만 암울했던 나라의 운명 처럼 경남일보도 창간과 동시에 많은 시련과 수난이 닥쳤습니다. 창간 과정부터 일제의 탄압과 박해, 방해, 자금난 등으로 창간이 무위에 그칠 뻔 했던 적도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고 지방에서는 최초로 진주에서 창간될 수 있었던 것은 지역민의 지지와 성원 덕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창간 시절 안중근 의사의 의거 관련 기사와 이재명 의사의 변론 기사를 일제의 탄압으로 게재하기 어렵게 되자 벽돌활자 형태로 발행해 지역민에게 알렸고, 나라 잃은 슬픔(경술국치)을 통탄하다가 자결한 매천 황현 선생의 절명시를 게재해 정간되는 시련도 겪었습니다. 그리고 일제의 계속된 탄압으로 끝내 1915년 1월에는 폐간의 비통함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경남일보의 혼은 지역민 속에 그대로 살아 있었습니다. 광복이 되자마자 곧바로 중창간 작업에 들어갔고, 1946년 3월 경남일보는 중창간될 수 있었습니다. ‘반공, 반독재’를 모토로 5·16쿠데타의 부당성을 질타했고, 한국비료의 사카린 밀수사건을 보도하는 등 독재와 불의에 대한 항거를 계속 이어갔습니다. 그러던 중 경남일보는 1980년 11월 또다시 신군부 독재정권의 탄압에 의해 강제 폐간당하는 절통함을 맞아야 했습니다. 그렇지만 경남일보는 또 불사조 처럼 다시 살아났습니다. 1989년 11월 ‘바르고 밝고 참되게 이바지하는 향토의 횃불’이라는 슬로건으로 복간됐습니다. 그러나 정부의 차별로 인해 ‘경남일보’라는 제이름을 쓰지 못하고 ‘신경남일보’라는 이름으로 복간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에 경남일보는 ‘제이름 찾기 운동’을 펼쳤고, 10여년간의 투쟁 끝에 ‘경남일보’의 제이름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는 지역민들이 경남일보에 대해 보내주신 애정과 지지 덕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생각하면 더욱 더 참언론을 실천해야겠다는 책무를 다 잡게됩니다. 이렇듯 어렵게 창간된 경남일보가 창간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110년을 돌아 보면 자부심과 함께 회한과 반성도 몰려옵니다. 기사가 삭제·수정되고, 정간·폐간 등의 시련 속에서도 반일·반독재적 논조로 언론의 참모습을 지켰을 때에는 커다란 자부심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역민의 뜻에 부합하지 못하고 한편으로는 권력과 자본에 굴복해 참언론의 길을 소홀히 했을 때에는 언론으로서의 부끄러움과 회한이 들기도 했습니다. 지역사회를 바르고 밝고 참되게 하는데 작은 노력이나마 기울여 왔지만 그 노력이 미흡했던 게 아닌가 자책감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국민통합·경제회복 기여하겠습니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매우 혼란스럽습니다. 우리 사회에 정의·공정·균등의 가치관은 점차 퇴색하고, 이념과 진영, 정파 논리에 휩싸여 국민적 갈등과 대립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습니다. 또 국가경제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도 매우 어렵습니다. 구한말 경남일보 창간 당시 극심했던 국민 분열과 극도로 침체됐던 경제난 등 총체적 난국이 오늘날에 재현되고 있습니다. 그 어느 때 보다 국민적 통합과 화합, 경제회복이 절실한 때입니다. 경남일보는 새로운 100년을 향한 여정을 하고 있습니다. 창간 110돌을 맞아 다시 창간·중창간·복간의 초심을 되새겨 바르고, 밝고, 참된 경남일보로 거듭 나겠습니다. 그리고 분열된 국민의 화합과 통합, 국가 및 지역경제 회복에도 이바지하는 경남일보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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