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빛바다에 감성을 묻다[13] 역사와 낭만의 길, 여수 밤바다로
쪽빛바다에 감성을 묻다[13] 역사와 낭만의 길, 여수 밤바다로
  • 박도준·김지원기자
  • 승인 2019.10.14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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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 여수세계박람회엑스포공원~여수구항 해양공원~이순신광장~소호도동다리~용주리(19㎞)
오션뷰 전망대: 돌산공원전망대
명소: 여수세계박람회장, 이순신광장, 진남관, 돌산대교
문의: 관광안내 1899-2012

 

이순신광장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혼자 앉아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하는 적에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

이순신장군의 고뇌가 어디 한산섬 뿐이었으랴. 전라좌수영 본영으로 사용하던 이곳 진남관에서도 여수 앞바다의 바닷바람과 파도소리를 들으며 깊어갔을 것이다. 420여 년이 지난 지금의 여수 밤바다는 그야말로 낭만과 추억이 넘쳐나고 있다. 버스커버스커의 ‘여수 밤바다’ 노래처럼. 깊은 밤, 돌산대교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돌산대교와 장군도의 조명, 여수해양공원과 케이블카의 불빛들이 어우러져 그야말로 빛의 잔치를 벌이고 있다. ‘나는 지금 여수 밤바다’를 찾아 떠난다.

 
여수엑스포
여수는 구항과 신항으로 이루어져있다. 구항은 거대한 돌산도와 아기자기한 대경도, 소경도에 둘러싸인 천혜의 항구로 호수처럼 잔잔하다. 신항은 오동도를 연결하는 방파제와 신항방파제로 구성돼 있지만 항구를 벗어나면 거침없이 태평양으로 뻗어나간다.

신구의 조화처럼 전라좌수영 본영이 400여 년 전에 자리했던 여수는 현대 들어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여수세계박람회엑스포공원에서 출발해 해안도로를 따라 신항, 구항해양공원, 이순신광장, 돌산대교, 소호동동다리를 거쳐 용주리까지 이어진다.

 
거북선대교와 케이블카
이번 코스의 들머리인 여수세계박람회엑스포공원. 2012년 5월부터 93일간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주제로 열린 여수세계박람회는 국내외적으로 대성공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작은 도시 여수를 세계에 알렸다. 엑스포공원에는 최대 70m를 상승하는 346개의 분수와 홀로그램, 멀티스크린, 워터커튼에서 펼쳐지는 빅오(Big O)가 매일 펼쳐진다. 높이 67m의 전망대인 스카이타워에서는 뱃고동 음색의 파이프오르간 연주를 감상하면서 바라보는 남해안과 박람회장의 드넓은 조망권을 자랑하고 있다. 이 밖에 세계 최고 해상도(654만 화소)의 초대형 LED스크린으로 아름답고 신나는 영상을 감상하는 EDG(엑스포디지털갤러리)와 기념관, 아쿠아플라넷 등이 자라잡고 있다.
 
다목적전망대
신항을 거쳐 자산공원 정상에 있는 다목적전망대를 찾아 가보자. 이곳에서 내려다보면 여수해상케이블카 자산탑승장과 동백꽃으로 유명한 오동도가 방파제로 연결되어 있고, 멀지 않은 바다 건너에는 다랭이마을로 유명한 남해 남면이 보인다. 오동도 까지는 방파제 위를 걸어서 갈 수 있다. 방파제가 꽤 길기 때문에 관광용 차량을 이어붙인 동백열차가 쉬지 않고 오간다. 편도 1000원이라 부담스럽지 않다. 자전거 대여점도 있어 자전거로 바닷길을 달리는 청춘들도 흔히 볼 수 있다.

국내 최초의 해상케이블카는 자산탑승장에서 1.5㎞ 떨어진 돌산공원 놀아정류장까지 편도 13분 정도 걸린다. 케이블카를 타면 좌우로 남해지역과 여수구항해양공원이 보인다.

차로 조금 이동해 여수항해상관제센터 아래에 주차하고 숲으로 둘러싸인 오르막길을 오르다보면 낯선 소음이 머리 위를 지난다. 자산탑승장을 출발한 케이블카가 이 곳 산등성이를 지나 놀아정류장으로 향한다. 거북선대교의 알록달록한 케이블이 나뭇가지 사이로 보일듯말듯한 따라오는 길을 따라 10여분 오르면 정상이다. 정상에 위치한 해상관제센터 옥상은 오동도를 전망할 수 있는 또 다른 명소다. 내려오는 길에 1996년 시민들이 성금을 모아 건립했다는 현충탑에도 잠시 들러본다.

 
케이블카
현충탑
충무공 이순신장군이 전라좌수영의 본영으로 사용하던 진남관을 찾았는데 한창 공사 중이라 들어갈 수 없다. 임란유물전시관을 둘러보고 좌수영다리를 건너 10가지 이순신의 정신이 그려진 벽화 거리를 지나 고소대를 찾았다. 장군이 군령을 내렸던 곳으로 통제이공수군대첩비와 함께 노량해전에서 전사한 장군을 애도하며 부하들이 세운 타루비가 있다. 진남관을 내려서니 200m도 안 되는 곳에 이순신광장이 있다. 로타리에는 장군이 바다를 내려 보고 있고, 바닷가에는 거북선모형이 있어 내부를 살펴볼 수 있다. 어르신들이 공연연습을 하는 듯 북소리가 울려나왔다.
 
진남관 망해루
이곳 앞바다는 밤이면 낭만이 넘친다. 구항해양공원은 밤에 들러야 제 맛이라 뒤로하고 소호동동다리를 찾아가는 길에 여수선소유적지를 찾았다. 산책하기 좋은 이곳은 장군이 뛰어난 조선 기술을 지닌 나대용과 함께 거북선을 만든 곳으로 알려져 있다. 돌로 만든 아담한 굴항과 무기를 보관하던 수군기, 지휘소 역할을 했던 곳으로 추정되는 세검정이 복원되어 있다.

소호동동다리는 바닷가 해안을 따라 800여m 데크로드로 조성되어 있다. 어린이 놀이터가 있고 다양한 형태의 포토 존은 추억의 사진 찍기에 좋은 곳이다.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가족들의 나들이 코스로 적격이다.

 
소호동동다리 포토존
유턴해 돌산대교를 건너 돌산공원으로 향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호젓하게 걷기 좋은 둘레길을 따라 산책을 하다 ‘큰 사랑 큰 그리움이 다리가 되어 놓였네’라고 적힌 돌산대교 준공기념탑 앞에 서서 다도해의 경치를 감상했다.

어둠이 깊어질 때 해상케이블카 돌산탑승장 전망대에 올랐다. 오른쪽으로 자산공원을 오가는 케이블카들의 불빛이 섬들처럼 점점이 다가왔다 사라져가고, 거북선대교의 주탑이 빛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다. 왼쪽으로 눈을 돌리면 낭만과 젊음, 추억이 넘치는 ‘여수 밤바다’의 배경이 된 구항해양공원의 밤바다가 빛의 파노라마를 연출한다.

 
장군도
조금 더 왼쪽으로 눈을 돌리면 국내 유일의 수중 성이라 불리는 장군도가 조명을 받아 형형색색 바뀌고 있다. 왜구의 침략에 대비해 1497년 이량이 절도사로 와서 파도가 거센 이곳에 돌을 쌓아 성곽을 만들었는데 왜적들이 넘보지 못했다고 하여 장군도라 불렸단다.

돌산대교는 밤이면 50가지 빛으로 갈아입는 밤의 여신 같기도 하고, 찬란한 위용에 이순신장군을 떠올리게 만든다.

돌산대교의 조명을 감상하기 위해 준공기념탑 근처 ‘전망 좋은 곳’을 찾았다. 돌산공원에서 내려다보는 밤의 돌산대교와 장군도는 그야말로 여수가 왜 바다, 빛, 별과 달이 함께 하는지를 말해주고 있다. 사진 찍기 좋은 곳이다.

 
여수밤바다
여수밤바다로의 마지막 하이라이트 ‘여수 밤바다’를 찾아 여수구항해양공원으로 향했다. 이곳은 사방이 빛의 천지다. 멀리 서 있는 거북선대교의 조명, 케이블카의 아슴아슴한 불빛, 돌산대교와 장군도의 형용할 수 없는 빛들의 잔치, 상징물의 조명 등에 의해 여수 밤바다의 잔물결들도 덩달아 빛으로 춤을 추고 있다. 광장에는 어린이들과 부모들이 형광체를 날리며 즐기고 있다. 일렬로 들어선 붉은 천막 포장마차에서는 남녀노소 발 디딜 틈도 없이 앉아 안주를 시켜 놓고 술잔을 기울이며 정과 대화를 나누며 인생살이를 논하고 있다.

모두가 밤바다의 파도소리를 들으며 낭만과 추억을 즐기고 있다.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르고….

글·사진=박도준·김지원기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돌산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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