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루시다 갤러리는 오는 11월 20일부터 12월 10일까지 김정현 작가의 ‘부활’ 사진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진전은 알을 소재로 삶과 죽음 그리고 그 사이에 놓인 생명의 불안전성에 대해 표현한 전시이다. 이미지를 만드는 방법은 고전프린트의 한 방법인 카본 프린트 프로세스를 이용하여 촬영 대상인 알을 태워 남은 재를 사용했다. 작가가 촬영한 알은 하나의 생명체로 대접받기보다 음식을 만들기 위한 식재료로서 인식되어있다. 그러나 김정현은 알은 스스로 호흡하고 작은 구멍을 통해 외부와 접촉하고 있는 살아 있는 존재이며 살아있는 생명체가 가지는 고유성이 있다는 전제를 두었다.
실제로 촬영된 알은 하나도 같은 것이 없다. 작은 알이지만 넓은 우주로 보이기도 하고 또 우주 속에 던져진 한 존재로서 ‘자신’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알을 촬영한 작가의 숨은 의도 또한 한낱 식재료에 불과하지만 거대한 우주도 있고 자신도 있다는 것을 말하려 했던 것은 아닐지. 어쨌든 김정현의 이미지는 이미 우리가 아는 ‘알’이라는 상식을 깨고 보는 이를 혼란스럽게 한다. 그것이 꼭 헤르만 헤세가 작품에서 말하려는 의도가 아니더라도 김정현은 이미지로서 누구나 수용가능한 제 3의 의미를 관객들 각자의 몫으로 돌려놓았다.
김 작가는 ‘Rediscovery’(2015)와 ‘또한 바람과도 같다’ (2016)를 발표하면서 고전프린방식을 선택했다. 고전 프린트 방식을 현대에 가져와 보여준다는 것이 모험 같은 행위 같았지만 그는 망설이지 않았다. 디지털작업은 편리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 남는 가벼움 때문에 그는 어렵고 귀찮은 작업을 선택한 것이다. 그는 “작업에서 처음서부터 끝까지 작가가 관여할 수 있어 좋다”라고 말했다.
박성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