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가기(2)
함께 살아가기(2)
  • 경남일보
  • 승인 2019.10.1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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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영(법무법인 진주·변호사)
박선영 변호사
박선영 변호사

텔레비전에서 ‘황혼이혼’, ‘졸혼’ 등이 유행어처럼 자주 등장한다. 또한 홀로 사는 노인 인구가 많아져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는 뉴스도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 유교적 사고 및 생활방식에서는 남성과 여성은 한 번 부부의 인연을 맺으면 여성은 끝까지 남편이나 시댁을 따르고 남성은 가족을 부양하고 자신의 삶을 고스란히 바쳐야 했다. 그러나 그렇게 살아오던 삶의 방식이 서서히 변하고 있다. 여성들은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면서 사회와 가정 두 가지 일을 병행하는 것이 힘들어 독신을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졌고, 오랜 기간 함께 살아온 부부들의 노년의 이혼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여러 가지 현상을 낳았다. 젊은 층에서는 혼자 즐기는 놀이 문화나 음식 문화가 많이 생겨나고, 나이든 층에서도 혼자 사는 노인이 많아지면서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사회복지서비스나 실버 전문시설 등도 생겨나고 있다.

‘황혼 이혼’과 관련된 상담은 남성의 지속적인 폭력이나 외도 등으로 관계가 소원해진 상태에서 나이가 들고 경제력까지 상실한 남편이 여전히 권위적인 모습을 보일 때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물론 반대로 힘들고 고되게 일을 하여 가족들을 부양한 가장이 은퇴하여 경제력을 상실하자 처를 포함한 가족들의 외면에 힘들어서 차라리 혼자 사는 것이 낫다며 이혼은 감행하시는 분도 있다. 일전에 찾아온 분은 군인으로 정년퇴직을 해서 연금을 받고 있는 70대 남성분이었다. 퇴직 후 부인이 일상적인 일을 챙기지 않은지 15년이 지났고, 잠은 물론 밥도 따로따로 드신다고 했다. 그래서 함께 살아도 남인 것 같아서 이혼하고 싶다고 하셨다. 이혼하면 재산뿐만 아니라 매달 나오는 퇴직연금도 일정 부분 부인에게 분할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황혼이혼에서 가장 고민해 볼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 갈 것인가 목표와 삶의 방식이 정해져 있는가이다. 이혼으로 인한 분쟁이 끝나면 혼자라는 정신적 고독감이 찾아오고 이는 육체를 무너지게 할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이분에게 이혼해서 좋은 점, 함께 살아서 좋은 점 각각 열 개씩 적어보고 그래도 꼭 이혼이 필요하다면 다시 찾아오시라고 상담을 끝냈다.

인간관계는 일방적일 수가 없다. 한 사람만 잘한다고 해서 관계가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나란히 앉아 지는 해를 바라보는 낭만적인 그림은 아닐지라도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반려자로서의 예우를 받으려면 지금 나를, 나와 내 가족의 관계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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