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시위 참가자들 눈시울 붉혀
당시 시위 참가자들 눈시울 붉혀
  • 이은수
  • 승인 2019.10.16 1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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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마항쟁 첫 국가기념일 행사 이모저모
부마항쟁 참가자 딸 “엄마의 용기에 감사”
민주주의 역사 담은 영상 상영…애국가 제창
부마항쟁 첫 국가기념일 행사는 우리나라 민주주의 소중한 자산인 부·마가 잊혀진 역사가 돼서는 안된다는 인식아래 과거와 현재의 대화를 이어갔다. 16일 기념식에서는 당시 참가자들의 생생한 증언들이 나왔으며, 참석자들은 시대를 깨운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특히 16일 경남대 교정에서 개최된 행사에서 당시 경남대 3학년이었던 옥정애씨의 사연이 전해져 참가자들이 눈시울을 붉혔다.

부마민주항쟁진상규명위원이기도 한 옥정애씨 당시 “유신 철폐, 독재 타도”를 외치다 고문을 당하는 등 고초를 겪었다. 옥씨는 “아이들한테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평생 가슴속에만 묻고 살았다”며 힘들었던 당시를 회상했다.

이날 ‘그날의 부마’라는 제목의 주제공연으로 이어졌다. 공연에서는 경남대 학생이 참여한 가운데 옥정애 씨의 딸 이옥빈 씨가 편지를 낭독해 눈길을 끌었다. 이옥빈씨는 무대에 올라 “어머니는 제가 20살이 됐을 때 부마민주항쟁에 참여했던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시위를 기획하고 행동하며 고문의 공포와 수치심을 극복하신 엄마가 보여준 용기와 그간 겪은 고통이 우리의 역사를 한 걸음 나아가게 했고 저 역시 그 속에 존재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옥빈씨는 이어 “2년 전 엄마와 저는 함께 촛불을 들었다. 엄마의 바람이 저와 같았다”며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그 날 20살인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40년이 지난 오늘 엄마와 부마항쟁에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옥정애 위원과 최갑순 회장은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김정숙 여사는 옆자리에 앉은 옥 씨가 눈물을 훔치자 등을 쓰다듬으며 위로하기도 했다. 기념사를 마치고 내려온 문 대통령은 다시 한 번 눈물을 흘린 옥 씨 등을 위로하고 자리에 앉았다.

문 대통령은 무대 위의 학생들이 ‘유신철폐 독재타도’를 외치자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고 부인 김 여사는 잠시 눈을 감은 채 긴 한숨을 내쉬었다.

올해 40주년 부마항쟁 기념식 주제는 ‘1979-2019 우리들의 부마’다.

40년간 잊힌 부마항쟁 의미와 정신을 기억하고 계승해야 한다는 공감과 연결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창원지역 청소년 뮤지컬팀 ‘빛날’ 공연을 시작으로 100년 전 임시정부 수립부터 부마항쟁을 거쳐 2016년 촛불집회까지 민주주의 역사를 담은 영상을 상영했다.

이어 참석자들은 부마항쟁 당시 시위대가 가장 많이 불렀던 노래인 ‘애국가’를 제창했다. 기념식 주제공연은 ‘그날의 부마’, ‘민주의 불꽃’ 두 가지로 진행됐다. 송기인 부마항쟁기념재단 이사장 경과보고와 정광민·최갑순·옥정애 씨 등 40년 전 부산대·경남대 학생으로 부마항쟁에 참여했던 인사들의 영상증언이 이어졌다.

배우 조진웅 씨는 부마항쟁 당시 국제신문 기자로 일하며 항쟁에 참여한 고(故) 임수생 시인의 작품인 ‘거대한 불꽃 부마항쟁’을 낭송했다.

이어 전체 참석자들은 부마항쟁 당시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 중 ‘통일’을 ‘자유’, ‘민주’로 바꿔 불렀던 것처럼 함께 ‘우리의 소원’을 개사해 불렀다.

1979년 10월 부마에서 시작된 항쟁이 이듬해 5월 광주로 이어졌던 역사적 의미를 담아 노래 1절은 광주 구 전남도청 앞에서 ‘오월 소나무합창단’이 선창했다.

2절부터는 기념식 현장에서 부산시립합창단, 창원 다문화소년소녀합창단이 함께 불렀다.

부마항쟁 기념식 행사는 지난해까지 부산에서는 부산항쟁 시작일인 10월 16일, 창원에서는 마산항쟁 시작일인 10월 18일 따로 열렸다. 올해부터 정부가 부마항쟁 시작일인 ‘10월 16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면서 이날 경남대학교에서 열리게 됐다. 경남대는 1979년 10월 16일 부산에서 시작된 시민항쟁이 마산으로 확산한 출발점이다. 부마민주항쟁 당시 경남대 도서관 앞에 모인 학생들은 교문이 막히자 담장을 넘어 마산 시내로 나가 시민과 함께 유신철폐 시위를 벌였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

 
부마민주항쟁 참여자들, ‘참아왔던 눈물’ 최갑순(오른쪽부터), 옥정애 마산시위 참여자가 16일 오전 창원시 경남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제40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서 ‘피해자 증언’ 영상 및 편지 낭독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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