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바쁜데 심심하다면 취미를 만들어 보자
[기고] 바쁜데 심심하다면 취미를 만들어 보자
  • 김영훈
  • 승인 2019.10.17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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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태(창원중부경찰서 사파파출소 경위)
창원중부경찰서 사파파출소 경위 김규태.
김규태 경위

얼마 전 TV드라마를 보다 무릎을 탁 친 대사가 있다. 이제 갓 사회에 진출한 딸과 50대 엄마의 식탁에서의 대화 중 엄마가 딸에게 “너가 살림을 안해서 잘 모르는 모양인데, 바쁜데~ 심심해~”라고 말하면서 조금이라도 재미있고 신박한 얘기는 그때그때 해달라고 한다. 싱거운 수다 거리조차 ‘바쁜데 심심한’ 생활에 웃음을 주고 활력소가 된다는 소리였다. 연기자의 감칠맛 나는 연기가 더해져 “바쁜데 심심해”라는 대사는 요즘 말로 웃프면서 가슴에 팍 와 닿았다.

바쁜데 심심하다? 글자 그대로 따지면 앞뒤가 안 맞는 모순이다. 바쁜데 어떻게 심심할 수 있지 언뜻 생각할 수 있지만 한번만 다시 읊어보면 ‘그래, 저거 내 얘긴데?’ 라고 느끼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드라마에서처럼 전업주부가 가장 절실히 느끼는 감정일 수 있지만 그렇다고 전업주부만 느끼는 감정만도 아니기 때문이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매일 일과 사람에 치이며 치열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마음의 여유 없이 바쁘게 살아가지만 어느 순간 조용히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면 마음 한 구석이 허전하고 공허할 때가 많지 않은가. 일과 자녀를 중심으로 빡빡하게 돌아가는 생활 속에 정작 나 자신은 무료함이나 헛헛함을 느낄 때가 있다. 그 말이 모순인 것처럼 그런 감정 역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지만 인생에서 누구나 한번쯤 겪는 현실이다.

이럴 때 누구는 진탕 술에 취하고 누구는 노래방에서 목청껏 소리를 지르고 누구는 여행으로 자신을 위로한다. 모두 괜찮은 해법들이지만 일시적이기에 한계가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자신만의 확실한 취미를 가지라고.

운동을 해도 좋고 악기를 배워도 좋다. 어릴 적 하다가 관둔 피아노나 그림을 다시 시작해도 된다. 요즘은 목공예나 가죽공예를 배워 뭐든 뚝딱뚝딱 만들어 선물로 주는 사람도 있다. 무엇이든 좋다. 중요한 것은 관심 있는 분야에 도전해 꾸준히 행하면서 자신만의 취미로 만드는 것이다.

심리학에서는 인간은 누구나 공허함을 메우기 위한 자아확장의 욕구를 갖고 있고, 이를 충족시키며 삶의 만족을 얻는다고 한다.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새로운 환경에 가는 것은 인간의 가장 높은 욕구인 자아확장 내지 자아실현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단순히 여가 시간을 보내는 활동이 아니라 자신의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고 도전 욕구가 생기는 취미 생활이면 금상첨화다. 새로운 목표가 생기면 방향이 정해지고 덜 방황하는 삶을 살 수 있다.

‘바쁜데 심심한’ 사람들이라면 지금이라도 당장 나만의 취미를 만들어보자. 마침 하늘은 푸르고 날은 선선해지는 가을이다. 나만의 취미,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아 이 가을, 그리고 내 삶을 보다 풍성하게 채워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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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태·창원중부경찰서 사파파출소 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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