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의 경제이야기]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
[김흥길의 경제이야기]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
  • 경남일보
  • 승인 2019.10.20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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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대학교 명예교수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1573년 카탈로그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2019

현재 전 세계적으로 70여개의 국제 도서전이 개최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중요한 국제 도서전은 아시아 국제 도서전, 볼로냐 아동 도서전, 런던 국제 도서전, 파리 도서전 등 약 10여 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서 가장 규모가 크고, 가장 많은 출판사, 에이전트 등이 모여 계약이 이루어지는 도서전은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이다. 이 도서전은 역사적으로도 세계 최고의 도서전일 뿐 아니라, 방문객 수와 참여하는 출판사의 수를 놓고 볼 때에 세계에서 가장 큰 도서전이다. 전 세계 170여개 국가에서 1만 개 이상의 출판사들이 참가하여 매년 10만 여 종의 책을 전시하고 각종 토론회와 수출, 수입 계약을 노린다. 독일 헤센 주 중남부에 있는 도시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Frankfurt am Main-줄여서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도서 박람회로, 메세 프랑크푸르트 전시장에서 매년 10월에 5일간 시행한다. 올해는 10월 16일에 시작하여 20일까지 열린다. 첫날의 개막식에는 관련기관의 고위인사, 주빈국의 대표, 독일출판업계 대표들과 함께 총리가 참석한다. 그리고 첫 3일 동안은 B2B 즉 출판사들 간의 수출입 계약이 주로 이뤄지고, 마지막 2일 간은 B2C 즉 일반인들과 독자들을 위한 행사가 진행된다.

요하네스 구텐베르크가 프랑크푸르트 근처의 마인츠에서 금속활자를 개발하여 책이라는 것을 찍어내기 시작한 15세기부터, 프랑크푸르트에서 도서 박람회를 열었다. 당시에 책은 매우 비싸서 귀족들도 마음대로 살 수 없는 초고가의 사치품이었다. 그래서 귀족부터 평민, 농노들까지 다 같이 책을 볼 수 있게 하자는 차원에서 도서 박람회를 개최한 것이다. 그리고 종교개혁의 출발점이 된 마틴 루터의 성경 재해석본도 이 프랑크푸르트에서 공개되었다. 15세기부터 인쇄업자들이 직접 소비자에게 책을 판매할 수 있게 되면서, 서적 유통에 따른 이윤이 점차 증가하게 되었다. 그래서 책을 팔고 살 사람들이 독일뿐 아니라,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폴란드, 영국 등에서도 프랑크푸르트로 모여 들게 되었다.

하지만 1618년부터 발발한 30년 전쟁으로 독일 전 지역은 심한 불황을 맞게 되었고, 프랑크푸르트도 마찬가지였다. 그리하여 외국인들은 물론 서적 거래상들 역시 경제적으로 어려운 프랑크푸르트가 아닌 잘츠부르크, 프라하, 라이프치히 등으로 이동하였다. 30년 전쟁으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에 빠지게 된 프랑크푸르트는 더 이상 주요 도서전으로서의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렇게 되자 라이프치히가 18세기부터 약 150여 년 간 중요 도서전으로서의 지위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과 함께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은 재개된다. 프랑크푸르트는 도서전 준비 위원회를 구성해 1949년 9월 17일 제 1회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을 프랑크푸르트의 파울 교회 (Paulskirche)에서 개최하게 되었다. 이렇게 개최된 제 1회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은 205개 출판사가 참가하여 8400여 종을 전시하였고, 1만4000명이 방문하였으며 1년 뒤에 개최된 1950년 제 2회 도서전에는 100개의 외국 출판사와 360개의 독일 출판사가 참가하였다.

우리나라는 1961년부터 해마다 참가하기 시작했는데 출판사는 김영사가 1981년 최초로 참가한 이래로 여러 주요 출판사들이 참여해오고 있다. 1998년 제50회 도서전부터는 국가관을 설치하였고, 2005년에는 우리나라가 주빈국이 되기도 했다.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의 주빈국으로 선정된 것은 아시아에서는 1989년 일본에 이어 두 번째였다. 주빈국 제도는 1988년부터 도입되었는데, 이전의 중점 테마제도와는 달리 매년 한 국가를 선정하여 그 나라나 지역에 자체적인 운영을 맡기고 있다. 이는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의 문학과 출판 사업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기 위한 것이다. 주빈국이 되면 그해 800~1000회의 문화행사를 독일 전역에서 개최할 수 있고 2500㎡ 규모의 전시공간을 독점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 많은 작가와 출판계 관계자들이 독일에서 관련 행사를 진행하는 가운데 국가 홍보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경상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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